3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황선홍호가 쿠웨이트를 상대로 9골이나 터트리는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화력을 자랑하면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쿠웨이트에 9-0 대승을 거뒀다.
축구 대표팀의 첫 경기이자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여서 승리가 절실했던 황선홍호는 총력전을 펼쳤다. 황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은 조영욱(김천)을 중심으로 2선에 엄원상(울산), 고영준(포항), 정우영을 투입해 공격을 전개했고, 백승호(전북)와 정호연(광주)이 중원을 구축했다. 4백은 황재원(대구), 박진섭(전북), 이한범(미트윌란),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이 나섰고 골문은 이광연(강원)이 지켰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경기였지만 한국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전반 3분 조영욱의 감각적인 패스가 수비 맞고 흘렀고, 이것을 정우영이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하며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전반 19분 백승호의 정교한 롱패스를 엄원상이 잡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와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것을 조영욱이 잡았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선홍호는 격차를 더 벌렸다. 전반 43분 박스 바깥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은 백승호가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아 찼고 골문 구석을 파고들었다. 이어 2분 후 고영준의 스루패스를 받은 정우영이 빠르게 침투해 정교한 슈팅으로 네 번째 골을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골 폭죽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3분 조영욱의 왼발 슛이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튀어나온 공을 정우영이 침착하게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경기 시작 48분 만에 만든 해트트릭이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7분 엄원상이 상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골대 오른쪽 아래로 깔아 차 상대 골문을 열었다. 이어 후반 29분 조영욱과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박재용(전북), 경기 종료 직전 안재준(부천)이 추가골을 넣으며 9골 차 대승을 마무리했다.
큰 점수차로 앞서자 황 감독은 핵심인 정우영, 엄원상, 백승호를 빼는 등 5명의 교체 카드를 모두 쓰면서 새로운 전술을 시험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황선홍호는 한국 시간으로 21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