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일본보다 낮은 1.5%로 제시했다. 이 전망이 현실로 굳어진다면 한국 성장률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저성장 대표 국가'인 일본을 밑돌게 된다.
OECD는 19일 내놓은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직전 전망인 6월과 같은 1.5%로 예측했다. OECD는 2021년 12월 올해 한국 성장률을 2.7%로 처음 예측한 이후 5번 연속 하향 전망을 이어오다 이번에 멈췄다. OECD 전망은 한국 성장률을 1.4%로 본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OECD가 한국 성장률을 묶은 건 긍정적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뼈아프다. OECD는 일본 성장률을 6월(1.3%) 전망보다 0.5%포인트 올린 1.8%로 전망했다. 일본 성장률이 한국을 앞지른다는 국제기구 전망은 처음 나왔다. IMF도 7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국, 일본의 올해 성장률이 1.4%로 같다고 관측했다.
OECD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당한다. 외환위기가 동아시아 국가를 덮친 1998년 한국, 일본의 성장률은 각각 –5.1%, -1.3%였다.
일본 경제는 엔저를 바탕으로 한 수출 확대가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엔저는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늘리기 때문이다. 이미 전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은 일본이 1.5%로 한국 0.6%를 크게 웃돈다.
내년 한국 성장률은 2.1%로 일본 1.0%를 다시 앞서긴 하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OECD 예측은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처럼 한국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갔다고 지적하는 경고로도 읽힌다.
OECD는 세계경제 성장률 역시 0.3%포인트 오른 3.0%로 변경했다. 일본과 함께 미국의 상반기 경제가 호조였던 점을 반영했다.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은 1.6%에서 2.2%로 크게 높아졌다. 다만 부동산발 경기 침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국 성장률은 0.3%포인트 낮춘 5.1%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