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사장은 13일(현지시간) 덴마크의 글로벌 선사 머스크의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과 만나 "혁신적이고 선도적 기술 개발로 그린 오션의 실현을 앞당기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7월 울산에서 출발한 로라 머스크호는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이다.
17일 HD현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마흔세 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는데 그중 첫 번째 배가 두 달 동안 총 2만1,500㎞를 항해한 끝에 이날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머스크가 해운의 새 시대를 여는 의미를 담아 이 배의 명명식을 현지에서 열기로 하자 정 사장이 북유럽까지 날아가 축하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2,100TEU(20피트 컨테이너)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식은 이튿날인 14일 코펜하겐항에서 열렸다. 배의 이름은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몰러가 구입한 첫 번째 증기선 로라호를 본떴다. 선수(船首)와 선체(船體)에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All the Way to Zero)'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머스크는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로라호가 코펜하겐에 입항하는 모습부터 명명식 행사를 생중계했다. 행사에는 정 사장과 선주사인 우글라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선박은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열아홉 척의 메탄올 추진선 중 첫 번째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했다. 기존 연료 대신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선박 연료 메탄올을 쓴다. 벙커C유 등 화석 연료와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메탄올은 주요 대기오염 물질로 꼽히는 황산화물을 거의 내보내지 않고 질소산화물은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머스크가 그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을 도입한 것이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 접점을 넓히는 한편 국제 전시회 등에서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이번에도 만에너지솔루션의 연구개발(R&D) 설비를 보고 공동 개발 중인 암모니아 추진 엔진 현황을 살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