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에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16일 결정했다. 단식 17일 차를 맞은 이재명 대표는 의원들의 재차 요청에도 단식을 지속할 의지를 보였고, 의원들은 국회 인근에서 이 대표가 단식을 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은 윤석열 정권의 폭정과 검찰독재에 맞서는 총력투쟁을 선언한다”며 내각 총사퇴 요구, 한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포함한 5개 사항을 결의했다.
이들은 결의안을 통해 ‘대통령실 등의 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특검법’ 관철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고, 불법을 저지른 검사에 대한 탄핵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 정권의 부당한 정치수사, 야당탄압과 정적제거, 전 정권 죽이기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과, 정권의 실정과 폭압에 맞서 시민사회를 포함한 모든 세력과 함께 국민항쟁에 나선다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은 의총을 거친 뒤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재차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의총 중간 약 2시간 30분간 정회를 한 뒤 지도부가 이 대표를 찾아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것을 모든 의원이 결의했다’고 전했지만 이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다.
이날 의총에서는 “이 대표를 강제로라도 병원에 이송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도 이 대표를 찾은 뒤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장기 손상을 가져올 수 있고, 건강에 치명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으니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전했다”며 “이 대표를 설득한 것이 아니라 ‘결정’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고민해보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이는 의미로 읽히지는 않았다”며 “계속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총 종료 대신 ‘정회’를 선언하고 국회 인근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기다린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단식을 풀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만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에 "건강 회복 후 대표회담을 열자"며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도록 단식을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썼지만, 그 이후 직접 이 대표를 찾지는 않았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진정으로 이 대표를 걱정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우려한다면 정권 차원의 반성과 쇄신이 우선"이라며 "이념 대결을 더욱 부추기고, 국정 쇄신은커녕 극우적 인사로 내각을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도 의총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실이나 정부 여당 어느 한 사람도 당대표의 단식장에 와서 걱정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 역사에 이런 정권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