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남기리' 김남길과 이상윤의 오토바이는 인생에 대한 질문을 싣고 달렸다. 시청자가 남긴 질문은 산 넘고 물 건너 먼 곳의 멘토들에게 전달됐다. '뭐라도 남기리'는 출연자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성장의 시간을 선물했다.
MBC '뭐라도 남기리'는 김남길이 길동무 이상윤과 함께 전국 오지를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우리 시대 멘토를 만나 카메라 밖 진짜 세상 이야기를 담는 4부작 프로그램이다. 지난 8일 첫 방송됐다. 김남길과 이상윤은 아름다운 길을 달리며 삶의 향기 짙은 사람들에게 동시대인들이 품은 질문을 던졌다.
두 배우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많은 이들을 직접 만났다. 가장 처음 만난 주인공은 집배원 김상준씨였다. 김상준씨는 매일 배를 타고 오가며 몇집 없는 마을에 사는 이들에게 우편물을 배달해왔다. 김남길과 이상윤은 배를 타고 김상준씨의 여정에 함께하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마을 주민들은 "좋은 일 하신다" "이 양반이 못 오면 우리는 못 산다" 등의 말로 집배원을 향한 고마움을 내비쳤다. 김남길 이상윤은 왕진의사 양창모씨도 만났다. 이후 거벽 등반가 박정헌씨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남길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우스갯소리로 상대를 웃게 만들었으며 왕진의사와 그의 손길이 필요한 환자들을 보며 울컥하기도 했다. 이들의 삶에 제대로 공감하는 김남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이상윤은 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켰다. 두 사람은 다치고 컨디션 난조를 겪어도 힘든 기색 없이 시청자들을 위해 곳곳을 누볐다.
'뭐라도 남기리'가 더욱 시선을 모은 이유는 SNS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받은 질문을 멘토들에게 직접 전달했기 때문이다. 네티즌의 물음과 함께 질문자의 나이, 이름이 소개됐다. '어른이 되면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나요?' '꿈이 없는 게 고민입니다' 등의 고민들이 프로그램을 채웠다. 멘토는 자신이 받은 질문에 정성껏 답을 해줬다. 경험에서 비롯된 따듯한 조언은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프로그램 속 질문들에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깊은 고민이 녹아 있다. '뭐라도 남기리' 제작진은 질문 선정 기준과 관련해 본지에 "우선 '진실한가?'를 생각했다. 자기 삶의 구체성과 고민이 보이는 질문이 제작진에게도 울림을 줬다. 두 번째는 '보편적인 감수성이 있는가?'이다.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서로를 연결한 상황이므로 우리 모두의 인생에 대한 느낌을 포함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구체적인 고민과 보편적인 확장성이 있는 질문들을 먼저 추렸다. 추린 질문들을 가지고 제작진과 출연자가 같이 고심해서 꼭 묻고 싶은 질문부터 던졌다"고 말했다.
잘 추려진 질문들은 '뭐라도 남기리'에 의미를 더했다. 제작발표회를 찾은 김종우 PD는 누군가는 작은 방에서, 누군가는 침대 위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배우들이 산 넘고 물 건너 거친 길을 통해 자신만의 삶을 사는 어른에게 연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대로 많은 이들이 품어왔을 법한 질문들은 김남길 이상윤의 오토바이를 통해 전달됐고 소중한 답변을 이끌어냈다. 멘토들은 빠른 해결을 재촉하지 않았다. 실패할 용기를 줬고 자신도 같은 고민을 했다면서 위로를 건넸다.
멘토들의 이야기를 통해 김남길과 이상윤도, 시청자들도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을 남긴 '뭐라도 남기리'가 시즌2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