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D-8] 용선·크라쉬·브리지를 아시나요? AG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종목들

입력
2023.09.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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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모양 배로 펼치는 수상 레이스 카누 용선
4년 전 남북 단일팀으로 금1·동2 수확
유도와 닮은 듯 다른 크라쉬... 첫 메달 도전
마인드 스포츠 브리지는 첫 출사표

아시안게임에는 올림픽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종목이 존재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올림픽(통상 30개 안팎)에 비해 10여 개 많은 40개 종목(61개 세부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종목 수가 많은 만큼 아시아 스포츠 팬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색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카누 용선(드래건 보트)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용선은 북잡이(드러머) 1명, 키잡이 1명, 노잡이(패들러) 10명 등 12명의 선수(후보 선수 1명 별도)가 용 모양의 배 위에 올라 펼치는 수상 레이스다. 키잡이가 방향을 잡으면 노잡이들이 노를 젓고, 북잡이는 레이스 도중 북을 두드려 흥을 돋운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녀 200m·500m·1,000m에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비인기 종목이라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한국은 용선 강국이다. 광저우 대회에서 남자 1,000m 동메달을 땄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을 결성해 여자 500m 금메달, 여자 200m·남자 1,0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북한이 각각 28명(남자 14명·여자 14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적으로 만난다. 용선 경기는 다음 달 4~6일 열린다.

우즈베키스탄의 전통무술인 크라쉬도 생소한 종목이다. 크라쉬는 양 선수가 손과 발을 이용해 상대를 바닥에 쓰러뜨리는 경기다. 흡사 레슬링 또는 유도와 비슷해 보이지만, 일단 상대가 넘어지면 꺾기나 조르기 등의 그라운드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두 종목과 차이가 난다. 상대방을 바닥에 메치면 유도의 한판에 해당하는 ‘할랄’이 선언돼 경기가 종료되고, 유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얌보쉬’를 2개 얻어내도 승리한다. 이 외에도 유도의 유효와 비슷한 ‘찰라’를 쌓아 승리를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한국은 지난 대회에 최희준(남자 66㎏급), 최서은(여자 63㎏급)을 내보냈지만 모두 32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안시니어크라쉬챔피언십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방창현(남자 100㎏급)과 이예주(여자 57㎏급)를 포함해 총 7명(남자 3명·여자 4명)이 출전한다. 이달 30일~다음 달 2일 열리는 크라쉬 경기에는 총 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바둑·체스 등과 함께 마인드 스포츠로 분류되는 브리지는 총 52장의 카드를 4명의 선수가 13장씩 나눠 받아 진행하는 두뇌 게임이다. 테이블에서 마주 보는 두 명이 한 팀을 이룬다. 선수들은 처음 바닥에 놓인 카드와 같은 무늬의 카드를 차례로 내려놓는데, 이 중 가장 높은 숫자의 카드를 낸 사람이 바닥에 깔린 4장의 카드를 모두 가져가게 된다. 이 4장을 1트릭이라고 부르고, 총 13트릭이 소진될 때까지 경기를 진행한 뒤 카드 모양 등에 따라 점수를 매겨 승패를 가른다. 한국 대표팀은 73세의 ‘최고령 태극전사’ 임현을 포함해 18명(남자 9명·여자 9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3개의 금메달이 걸린 브리지는 다음 달 6일 열린다.

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