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 선택을 한 대전 40대 초등학교 교사의 넋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대전교사노조는 15일 오후 5시 30분 대전시교육청 동문 옆 보라매공원에서 ‘고 용산초 선생님 추모제’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추모제에는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교조대전지부, 전국초등교사노조,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 준비위원회, 초등학교 교장단과 고인의 동료 교사, 유족 등 7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모제는 묵념을 시작으로, 교원노조 및 단체와 대전교육감, 대전초등학교 교장단, 동료 교사, 유가족 추도사, 합창에 이어 참가자들의 헌화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대전교사노조 관계자는 “대전에서도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 대전시교육청은 책임을 통감하고, 선생님들을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노조에선 유족과 함께 진상을 규명하고, 악성 민원인에게 죽음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유성구 초등교사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결국 숨졌다. 그는 2019년 근무하던 유성구의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수년 간 큰 고통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한 뒤에는 “예전 고통이 떠올라 힘들다”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이후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B씨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명글을 올리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A씨 유족과 대전교사노조는 전날인 13일 변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논의를 갖고 악성 민원 학부모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A씨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당시 학교 관리자 2명에 대해서도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또 대전교육청에 A씨에 대한 순직 처리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질 때까지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