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는 세대로 변화"... 20대 신용대출 연체율 가장 높아

입력
2023.09.12 16:00
6월 20대 연체율 1.4%
20·60대는 숫자도 늘어

20대 이하 청년의 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이 5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연체율이 1%를 넘긴 연령은 20대가 유일하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9개 국내 시중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20대 이하 청년의 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0.7%에서 2배 급등한 수치이자, 현행법상 개인신용정보 보관이 가능한 기간(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른 연령층도 이 기간 2배 가까이 연체율이 뛰었지만 1%에 못 미쳤다. 30대는 0.3%에서 0.6%로 2배 늘었고, 40·50대는 각각 0.3%에서 0.5%로 1.7배, 60대 이상은 0.5%에서 0.8%로 1.6배 증가했다.

20대 이하는 신용대출자 수도 같은 기간 61만 명에서 69만 명으로 약 8만 명 증가했다. 전체 신용대출자 수(688만6,815명)가 2만5,000여 명 감소한 것과 역행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3%포인트 대폭 인상하면서 대부분의 가계는 상대적으로 융통액이 적은 신용대출액부터 줄이는 중이다. 다만 20대 신용대출액은 총 7조5,000억 원으로 전체 은행 신용대출액(163조8,000억 원)의 4.6%에 불과했다.

홍 의원은 "저금리, 양적완화, 자산가치 상승의 황금기로 대변되는 '이지머니(자금 공급이 수요에 비해 원활해 자금 조달이 쉬워진 상태)'를 겪으면서 젊은 세대가 '저축하는 세대'에서 '빚내는 세대'로 변화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불안정한 소득 기반에 고금리·고물가까지 맞물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60대 신용대출자가 증가한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6월 60대 이상 차주는 87만3,330명으로 1년간 3만 명가량 늘었다. 홍 의원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층과 고령층에 위기 징후가 뚜렷한 만큼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