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비폭력 저항 상징인 '이것'… 양복에 말아 넣은 윤 대통령

입력
2023.09.11 17:00
인도, G20 정상에 '카디 스카프' 선물
영국 식민 지배 저항하던 비폭력 산물
각국 정상 겉옷 위 빳빳하게 걸쳐...대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도의 비폭력 저항 정신을 뜻하는 '카디 스카프'를 두른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 화제다. 스카프가 잘 보이도록 빳빳하게 펼쳐 두른 각국 정상들과 달리, 윤 대통령만 겉옷 안으로 말아 넣은 모습이 포착돼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아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G20 정상들에게 황백색의 면 스카프를 선물했다. 이 스카프는 영국의 식민 지배에 대항해 비폭력 저항 운동을 이끌었던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의 상징인 ‘카디 스카프’로, '간디 스카프'로도 불린다. 영국산 제품을 배격하고 인도의 산업적 저력과 독립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인도인들이 손수 만들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간디가 생전 현지산 물레인 차르카로 이 스카프를 직조해 착용한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이날 각국 정상들은 일제히 목에 황백색의 카디 스카프를 두른 채 뉴델리의 간디 추모공원인 라즈가트에서 열린 헌화 행사에 참석했다. 또 이들은 맨발과 슬리퍼 차림으로 바닥을 걸으며 간디를 추모하는 뜻을 함께했다. 특히 인도를 식민 지배했던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도 카디 스카프 차림으로 나타나 모디 총리와 사진 촬영을 해 주목을 받았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헌화 행사에서 혼자 양복 재킷 안으로 스카프를 말아 넣고 양복 단추를 잠갔다. 그 바람에 스카프가 가려져 다른 정상들과 모습이 더욱 대조적으로 보여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외교적 상징을 파악하지 못해서 패션 머플러처럼 두른 것 아니냐" "외교는 '디테일이 생명'인데 이런 사소한 것도 신경을 못 쓸 수 있느냐" "패션 머플러도 아니고 왜 옷 속에 숨긴 건지 모르겠다" "(외교 실수가)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5박 7일간의 인도네시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인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전 귀국했다.



최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