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 펑크 60조 예상... 3년 연속 두 자릿수 오차 날 듯

입력
2023.09.10 15:00
기업·자산시장 부진 영향
7월까지 43.4조 덜 걷혀

‘역대급 세수 펑크’ 우려 속에 올해 국세수입이 예상치보다 60조 원 안팎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세수 재추계 결과에서 올해 국세수입을 340조 원대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전망(400조5,000억 원)보다 약 60조 원 줄어든 수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 등 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크게 줄어든 데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 관련 세수 역시 줄어들어든 여파”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걷은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 원 줄었다. 그중 법인세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17조1,000억 원)했다.

큰 폭의 오차가 3년 연속 이어지고 있어 기재부의 세수 추계 시스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수 부족이 60조 원일 경우 오차율은 14.9%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오차율을 기록하게 된다. 2021년과 지난해엔 대규모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서 세수 오차율이 각각 17.8%, 13.3%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대 오차율이 3년 연속 이어진 건 1988~1990년 이후 처음이다. 2000년부턴 세수 오차율은 4~5%에 머물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규모 세수 오차는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재정의 효율적 운용도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1일 기재부는 국회에 낸 ‘2024년도 국세수입 예산안’에서 내년 총국세 규모를 367조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국세 전망치(400조5,000억 원)보다 약 33조 원 줄어든 것이지만, 60조 원 안팎 급감할 재추계 기준으론 약 30조 원 불어난 규모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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