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가 5년 만에 통산 4번째 '초록 봉황'을 품었다. 2008년과 2010년, 2018년 그리고 올해 대회까지 2000년 이후에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울러 2000년대와 2010년대, 2020년대에 우승을 경험한 역대 최초의 팀이 됐다.
대구고는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세광고를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3-2로 꺾고 전국 제패를 이뤄냈다. 이로써 통산 4회 우승으로 북일고(5회)에 이어 역대 최다 우승 공동 2위 팀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학교의 상징인 백호랑이가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나서 대구의 맹주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0-2로 뒤진 9회말 투아웃에서 극적인 동점 2루타를 터뜨린 대구고 양현종은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1954년 창단 후 처음으로 봉황대기 결승에 올랐던 세광고는 송진우가 뛰었던 1982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41년 만에 전국제패를 노렸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세광고의 종전 최고 성적은 4강이었다.
양 팀은 결승전답게 팽팽히 맞섰다. 긴장한 나머지 초반에 2개씩 실책을 저질렀지만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세광고는 2회초 무사 2루, 대구고는 3회말 1사 만루 기회를 놓쳤다.
균형은 7회초에 세광고의 하위 타선이 터지면서 깨졌다. 1사 후 7번 이정재(2년)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8번 연제휘(1년)가 바뀐 투수 김민준(1년)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쳤다. 이어진 1사 1·2루에선 9번 김태현(3년)이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선제점을 뽑은 세광고는 계속된 1사 3루에서 1번 황제상(1년)의 땅볼 타구를 투수가 한번에 포구하지 못한 사이 1점을 추가했다.
먼저 점수를 내준 대구고는 7회말 반격에서 2사 후 볼넷과 안타, 3루수 실책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4번 박우열(3년)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8회말에도 2사 1·2루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9회말 무사 1·2루를 놓친 게 뼈아팠다. 3번 이승민(3년)이 1루 파울 플라이로 잡혔고, 4번 박우열은 투수 보크로 이어진 2·3루에서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패색이 짙어진 9회말 투아웃에 5번 양현종(2년)이 극적인 동점 2루타를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주자를 1·2루에 두고 시작하는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선공에 나선 세광고는 최악의 결과를 냈다. 대타 양우석(2년)의 투수 직선타에 주자가 모두 베이스로 돌아오지 못해 삼중살이 됐다. 10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넘기고 10회말 공격을 펼친 대구고는 선두 타자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8번 대타 류현서(3년)가 세광고 바뀐 투수 김민성(3년)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9번 이찬(3년)의 끝내기 스퀴즈로 우승을 확정했다.
◆제5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시 상 내 역
우 승 : 대구고등학교
준 우 승 : 세광고등학교
3 위 : 경동고등학교, 대구상원고등학교
최우수선수상 : 양 현 종 (대구고등학교 3루수)
우수투수상 : 김 민 훈 (대구고등학교 투수)
감 투 상 : 김 진 서 (세광고등학교 투수)
수 훈 상 : 이 찬 (대구고등학교 좌익수)
타 격 상 1위 : 남 태 웅 (대구상원고등학교 3루수) 14-8 0.571
2위 : 이 세 율 (제물포고등학교 1루수) 23-12 0.522
3위 : 양 현 종 (대구고등학교 3루수) 20-10 0.500
최다도루상 : 손 우 현 (대구고등학교 유격수) 6개
최다타점상 : 양 현 종 (대구고등학교 3루수) 17타점
최다홈런상 : 박 주 진 (대전고등학교 1루수) 2개
최 다 안 타 상 : 이 세 율 (제물포고등학교 1루수) 12안타
최 다 득 점 상 : 박 우 열 (대구고등학교 1루수) 14득점
감 독 상 : 손 경 호 (대구고등학교 감독)
지 도 상 : 배 창 식 (대구고등학교 부장)
공 로 상 : 김 현 우 (대구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