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닉스는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면서 상황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의뢰해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를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LPDDR5)과 낸드플래시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이를 확인하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면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시작한 이후 미국의 규제를 철저히 따른다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화웨이 신제품에 하이닉스 메모리 칩이 쓰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의 '메이트 60'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적용해 개발한 신형 스마트폰이다. 화웨이는 새 스마트폰에 쓰인 부품 내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글로벌 해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은 중국 자체 부품의 비중이 90% 이상이라는 것이다.
역외 부품이 얼마나 쓰였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블룸버그는 테크인사이츠를 인용해 "하이닉스의 메모리 칩이 예외적인 중국 외 생산 제품"이라고 전했지만 대만 디지타임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제품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