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첫 원전 운영허가... 신한울 2호기 내년 초 가동

입력
2023.09.0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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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여 뒤 가동... 연 발전량의 1.81% 생산
보고 2번, 심의 1번 만에 속전속결 허가 
1호기 운영 중이지만, 안전우려 목소리 여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경상북도 울진군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운영을 최종 허가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원전 운영허가다. 공을 넘겨받은 사업자 한국수력원자력은 핵연료 장전 이후 6개월여간 시운전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가동을 시작할 신한울 2호기는 국내 연간 발전량의 약 1.81%를 생산할 전망이다.

원안위는 7일 제183회 원안위 회의를 열고 신한울 2호기 운영허가를 심의·의결 안건으로 상정, 내용을 일부 수정해 최종 의결했다. 신한울 2호기는 2010년 착공을 시작한 발전용량 1,400MW급 원전으로, 설계수명은 60년이다. 앞으로 신한울 2호기는 시운전 시험을 통과하면 사업개시 신고 수리를 거쳐 상업운전에 들어가게 된다.

신한울 2호기가 현재 가동 중인 1호기와 사실상 동일한 원전인 만큼 허가가 빠르게 진행될 거란 예측이 많았다. 2021년 7월 운영허가를 받은 신한울 1호기와 노형이 같은 '쌍둥이' 원전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예측과 같았다. 통상 6~8회 정도의 보고를 거친 뒤 심의에 들어가는 원전 허가 과정과 달리, 신한울 2호기는 지난 7월 27일 첫 보고 이후 단 2차례 보고만 거쳐 곧장 심의·의결 안건으로 상정됐다. 신한울 1호기에 대해서는 13번 보고가 이뤄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심의·의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큰 의견차를 보였다. 운영허가 반대의사를 표한 위원들은 신한울 2호기가 미국 등 외국과 비교했을 때 충분한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사고관리계획서가 제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사고관리계획서는 원전 사고에 대한 종합 대응 체계다. 5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한 하정구(전 캐나다 원자력공사 선임 안전분석가) 원안위원은 "미국은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PSA) 방법을 적용하고, 성능 기반 안전성 해석 방법도 이용하는 등 지진이나 화재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신한울 2호기 운영과 관련해) 중대사고의 분석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제시한 대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호철(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원안위원은 "사고관리계획서가 부재한 상황에서 허가 의결을 하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KINS)은 조속한 사고관리계획서의 제출을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KINS 관계자는 "경주 지진으로 인한 단층 조사 결과가 지난해 1월 나오면서 심사가 지연됐다"며 "사고관리계획서를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이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를 종합해 연말까지 종료 후 보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운영허가에 찬성하는 위원들은 이미 신한울 2호기가 국내에 마련된 안전규제 기준을 충족했고, 사고관리계획서는 법적으로 운영허가 이후 3년 이내에 제출하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제무성(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원안위원은 "PSA가 미국 이상으로 수행된 부분도 있고, 운영허가를 더 이상 지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임승철(원안위 사무처장) 상임위원은 "우리나라 안전 법령 체계는 굉장히 촘촘하고 튼튼하다. 또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사고관리계획서 제출을) 강요하는 것은 횡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4년 12월 운영허가를 신청한 신한울 2호기는 당초 201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문재인 정부 동안 경주지진에 따른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을 이유로 일정이 미뤄진 상태였다. 안전성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의견이 엄연히 있는데도 안건 상정 첫 회의만에 속전속결로 운영허가를 의결한 데 대해선 향후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오지혜 기자
문예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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