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몇 분간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소리친 박영순 의원. 가만두면 안 됩니다. 당에서 출당시키고, 대표님께서 책임지고 국회의원직 박탈시켜야 합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농성 천막을 찾았다.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던 자신에게 원색적인 발언을 한 민주당 의원의 출당 조치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대표를 만난 지 3분여 만에 민주당 인사들에게 떠밀리듯 천막에서 쫓겨났고, 천막 주변에 있던 유튜버들까지 가세하며 혼란한 상황이 벌어졌다.
태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연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친북단체 주최 행사 참석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침묵 등을 문제 삼으며 "공산전체주의의 맹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던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빨갱이" 등 거친 언사가 쏟아졌다.
태 의원이 단식 농성 천막에 들어서기 전부터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태 의원이 천막 앞에 도착하자 농성장을 지키던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승남·김원이·신정훈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당신이 올 자리가 아니다" "대표님 건강이 안 좋으니 내가 전달해주겠다"고 말하면서 태 의원을 막아섰다. 서로 "손대지 말라" "밀지 말라" 고성이 오가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자 천막 안에 있던 이 대표가 태 의원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 옆에 앉은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빨갱이' '북한에서 온 부역자' 같은 원색적 막말을 했다"며 "어떻게 대정부질문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항의했다. 이 대표 주변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단식투쟁을 하지 않고 있는 원내대표에게 가서 (항의)하라"며 만류했고, 태 의원이 박 의원 출당을 요구하자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데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냐"(양경숙 의원)는 반발과 함께 태 의원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항의를 듣고만 있던 이 대표는 태 의원이 떠나자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혼잣말을 했다.
태 의원은 단식장을 벗어난 후 기자들과 만나 "준비해 온 항의 성명만 전달하고 가면 되는데 (이 대표는) 받지도 않고, 보셨겠지만 대표가 만나겠다는데 강제로 이렇게 내쫓는 게 맞는 일이냐"며 "(조치가 없다면) 등 떠밀려 나오더라도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태 의원에게 더 이상 단식 천막에 방문하지 못하도록 당부했다"며 "항의의 뜻이 이미 전달이 됐고 (민주당이) 잘못한 부분은 당 차원에서 윤리위 제소라든지 절차를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태 의원은 사과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 야당을 겨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지칭했고, 태 의원도 민주당을 '쓰레기'라고 지칭했다"며 "윤 대통령과 태 의원이 먼저 사과한다면, 저 또한 태 의원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태 의원이 SNS에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불거진 민주당을 향해 'Junk(쓰레기) Money 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