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5일 지난 대선 당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고 허위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희대의 대선 공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입장을 밝힌 것으로, '고위 관계자 성명'이라는 형식과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기 직전 발표한 시점 모두 이례적이다. 국민의힘도 연일 "배후를 밝히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고위 관계자 성명을 통해 "'대장동 사건 몸통'을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뒤바꾸려 한 정치공작적 행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김만배·신학림 거짓 인터뷰 대선 공작은 대장동 주범 그리고 언노련(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출신 언론인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정치 공작 사건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대업 정치 공작, 기양건설 로비 가짜 폭로 등의 계보를 잇는 2022년 대선의 최대 정치 공작 사건"이라며 "마치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 윤석열 후보였던 것처럼 조작하고 대선 사흘을 앞두고 녹취록을 풀어 대선 결과를 바꾸려 한 것"이라고 했다.
해당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한 언론들도 겨눴다. 대통령실은 "당시 조작 인터뷰를 4개 아이템에 할애해 보도한 방송사 등 집중적으로 가짜뉴스를 실어 나른 언론 매체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획된 정치 공작의 대형 스피커 역할이 결과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비윤리적 언론 보도의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 입장도 같은지 국민에게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해당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 전 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2021년 9월 김씨와 대장동 관련 인터뷰를 진행한 뒤 김씨로부터 '책 3권 값'이란 명목으로 1억6,500만 원을 받았는데, 대선을 사흘 앞둔 2022년 3월 6일 김씨 인터뷰 녹음파일을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됐다는 게 핵심이다. 신 전 위원장이 김씨와 인터뷰를 해 준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국민의힘은 야권 배후설까지 제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거짓 인터뷰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이재명 당시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들먹이며 '윤석열 대장동 몸통설'을 주장하고 이슈화시키려고 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정치 공작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과 김만배 일당, 뉴스타파를 비롯한 좌파 언론과 노영방송이 마치 한통속처럼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도 전날 국회에서 해당 인터뷰에 대해 "국기문란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뉴스타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신학림씨가 김만배씨와 오랜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얽혔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사과하면서 보도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둘 사이 금전 거래를 빌미 삼아 해당 보도가 완전한 허위였다거나 의도적 대선 개입이라도 있었다는 양 몰아가고 있다"며 "합리적 반박 보도는 물론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