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가 2조 원대에 이르는 옛 미군기지(캠프페이지) 개발 청사진을 또 내놓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발이 무산된 상황이라, 현실성 있는 개발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캠프페이지는 소양강을 끼고 춘천역과 도심에 인접한 캠프페이지는 강원지역 최대 역세권 부지다.
춘천시는 5일 "캠프페이지 부지를 문화(K-Culture)와 첨단 산업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에 춘천시가 선정돼 효과적인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란 게 시의 얘기다. 이 사업은 도심 내 사용하지 않는 땅을 효과적으로 개발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춘천시는 내년 사업대상에 최종 선정되면, 최대 250억 원의 국비를 토대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캠프페이지 개발면적은 51만㎡로 축구장 71개와 맞먹는다. 이곳을 주거와 공원, 녹지 등으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비를 포함한 총 개발비용은 2조 원에 이른다. 춘천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투자회사를 만들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착공이 목표다.
캠프페이지는 미군이 떠난 지난 2005년 이후 18년째 뚜렷한 개발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야 땅값을 완납해 소유권에 춘천시로 넘어왔고, 수 차례 개발청사진이 나왔으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 와중에 기지 내에서 오염원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해 초엔 춘천시 중앙로에 자리한 강원도청사를 캠프페이지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나왔으나, 시민단체로부터 "부실한 공론화 절차"라는 비판을 받은 끝에 무산됐다.
춘천시는 문화와 첨단산업 비전이 정부 공모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육동한 시장은 "공원의 기본골격은 유지하면서 첨단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즉 일과 거주, 즐길 거리를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직주락(職住樂·Work, Live, Play)이란 원칙을 명확하게 실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