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11일 치러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4일 전략 공천했다. 당초 국민의힘 공천 상황을 주시하다 먼저 결론을 내렸다. 3명으로 추렸다가 경선 없이 후보를 확정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다면 선거가 검·경 구도로 치러지는 셈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전날 진 전 차장을 강서구청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고위에 보고됐고 6일 당무위에 부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후보 선정 과정에서 '도덕성'을 가장 우위에 뒀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 유죄 판결로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차별화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은 "이번엔 도덕성에서 그야말로 압도할 수 있는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방침이 있었다"며 "전략 공천을 요청할 만큼 진 전 차장의 확장성과 탁월한 도덕성이 확인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직장 내 갑질이나 자녀의 학교 폭력, 가상자산(코인) 투자까지 면밀히 검증했다고 한다.
전략 공천 배경에는 경선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깔려있다. 또 최근 '묻지마 범죄'로 치안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찰 최고위 간부를 후보자로 내세운 상징성을 고려했다. 당 관계자는 "경찰 내에서 안전과 행정으로 검증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가 검·경 구도로 갈 수도 있다는 관측에 이 부총장은 "굳이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 전 청장 본인은 통화에서 "국민 입장에선 검·경 대립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누가 행정을 잘 이끌어 갈 것인지, 제가 갖고 있는 장점을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번 선거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해석에 대해 "진교훈의 선거가 아닌 민주당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차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경찰대를 졸업한 뒤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북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그는 지난달 23일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