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향해 '전략적 자주'를 강조하며 한미일 협력 강화에 견제구를 던지더니 이번엔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중국의 선의를 양보로 여기지 말라'는 엄포를 놓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일 왕 부장과 박진 외교부장의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는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한중 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앞서 지난달 31일 박 장관과 왕 부장은 80분간 통화하며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잔더빈 주임은 왕 부장이 박 장관에게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말한 점을 언급한 뒤 "한중일 메커니즘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것은 한국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중국의 선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를 양보의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민감한 주제에 대해 추가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잔 주임은 "박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 안정화에 대한 한국의 기대를 전달했지만, 중한 관계의 현상 유지에 대해 도발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도전한 것은 한국 정부"라고 비판했다. 또 한중 관계는 중국의 핵심이익인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문제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한국이 이 문제들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중국이 충분한 선의를 제공했으니 이제 한국이 진정성을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