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총동창회장 "예수도 회개하면 용서... 홍범도는 전향 안 해, 백선엽은 광복 이후 헌신"

입력
2023.08.31 14:09
육사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이전 찬성 
"박정희 정부, 공산주의 전력 몰랐을 것"

박종선 육군사관학교(육사) 총동창회장이 "회개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 또 나라에 끼친 공적이 큰 사람과 적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사 49대 교장을 지낸 박 동창회장은 3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홍범도 장군이 독립운동을 한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육사 교정에 설치했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찬반 논란이 가열되자, 육사 총동창회는 "홍범도 장군이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에도 빨치산으로 참전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철거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29일 냈다.

박 총동창회장은 홍범도 장군이 소련군 활동에도 불구하고 과거 박정희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훈장을 추서하고, 해군 잠수함 이름에 홍범도함이라는 이름도 붙였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박정희 정부 때는 소련과 수교 전이었기에 공산주의 전력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이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 주장에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 동창회장은 "회개하는 사람과 회개하지 않은 사람은 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수님도 회개하면 봐주지 않나"라고 했다. 또 "홍범도 장군은 독립운동은 했지만, 소련군에 입적해 연금을 받다 돌아가신 분이고 전향도 안 했다"며 "백선엽 장군은 일본군 장군은 했지만, 광복 이후엔 대한민국을 위해 백 살 넘도록 헌신하다 돌아가셨다"고 비교했다.

2018년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 당시엔 총동문회가 반대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흉상이 건립될 때엔 동문들이나 총동창회에서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독립기념관에 갔으면 더 좋겠고, 육사에 두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대체할 흉상으로는) 역사적으로 이견이 없는 사람들,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사람들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육사 총동창회 이름으로 이번 입장문을 내게 된 배경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저에게 전화, 카톡 또는 만나서 (철거 찬성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육사를 졸업한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육사가 특정 정치이념이나 정쟁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생각에 입장문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원다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