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바로 보기 | 5부작 | 18세 이상
평소처럼 출근한다. 회사에서는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긴다. 부하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해야 한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일은 일이다. 생각지도 않게 옛 연인이 휴대폰 문자를 보내온다. 망설이다가 답변을 하고 저녁에 만난다. 함께 사는 약혼자에게는 죄책감을 느낄 일을 하나 나름 현명하게 상황을 대처한다. 존(애니 머피)에게는 많은 일이 생긴 하루였다고 하나 인생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니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진다.
약혼자 크리쉬(애비 내쉬)와 하루 피로를 씻기 위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트림베리’를 켠다. 뭘 볼까 고르는데 새 드라마로 ‘존은 끔찍해’가 있다. 존과 같은 모습을 한 인물 존이 주인공이고, 유명배우 셀마 헤이엑이 연기한다. 드라마는 놀랍게도 그날 존에게 있었던 일을 재연한다. 드라마 속 존은 실제보다 야비하고 이기적으로 표현된다. 화면 밖 존의 인생은 악몽으로 돌변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존은 자신의 삶을 되돌릴 수 있을까. 유명 OTT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의문이 꼬리를 이으며 기괴한 일들이 펼쳐진다. 영국 인기 드라마 시리즈 ‘블랙 미러’ 시즌6의 ‘존은 끔찍해’ 편은 첨단과학기술이 만들어낼 암울한 미래를 그렇게 예고한다.
‘존은 끔찍해’ 속 존만 당혹스러운 일을 겪는 것이 아니다. ‘헨리 호수’ 속 데이비스(새무얼 블레킨스) 역시 삶을 통째로 바꿀 상황과 마주한다. 데이비스는 스코틀랜드 고향 마을을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한다. 영화학도인 두 사람은 마을에서 벌어졌던 끔찍한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만들려 한다. 연쇄살인은 그들에게 과거가 아닌 현재가 된다.
‘저 바다 너머 어딘가’도 끔찍한 상상을 바탕으로 한다. 자신들과 똑 닮은 로봇을 지구에 남겨두고 우주 임무에 나선 두 남자를 중심에 둔다. 로봇을 통해 지구에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던 둘이 생각지도 못한 사건은 겪은 후 벌어지는 일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스릴을 만들어낸다. 인간의 연약한 감정, 질투심이 과학기술을 언제든 끔찍한 도구로 변질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다.
‘블랙 미러’ 시즌6가 다루는 이야기들은 이전 시즌처럼 발칙하고 기괴하다. 상상력이 빚어내는 이야기의 향연이다. 이야기들은 주로 세태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시즌6에선 ‘악마 79’가 현실을 가장 매섭게 본다. 1979년 영국 보수당이 재집권하고 마거릿 대처가 총리가 됐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인종차별이 세상을 어떻게 지옥으로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고, 군비경쟁이 인류를 결국 파멸로 몰아갈 수 있다고 예고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국가 간 대립이 날카로워지고, 인종 갈등이 예사롭지 않은 현재에 비수를 내민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