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저지'에 신호탄을 쏜 인물로 알려진 권상대 전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47·사법연수원 32기)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떠나 삼성SDS에 둥지를 튼다.
30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권 전 과장은 내달 1일부터 삼성SDS 법무팀에 부사장급 임원으로 합류한다. 부산 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권 전 과장은 2000년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2006년 서울북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래 서울중앙지검과 법무부 형사법제과·검찰과 등 주요 정책 및 수사 부서를 거쳤다.
2018년 부장검사로 승진한 뒤에는 제주지검 형사2부장을 거쳐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 등 공안 수사팀을 줄곧 이끌어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수사해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추가 기소했다.
그는 올해 4월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염두에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보임 과정에서 같은 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채워 넣은 것을 비판하면서 검수완박 입법 저지에 앞장섰다. 당시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개국 이래 70년 검찰 역사와 제도를 형해화시키고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이라도 다수당이 마음을 먹으면 한 달 안에 통과될 수 있는 거친 현실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후 검찰 구성원 3,376명의 목소리가 담긴 호소문이 문 전 대통령 등에게 제출됐고, 검수완박 입법에 반대하는 전국검사장 회의, 평검사 대표회의 등이 잇따라 열렸다.
권 전 과장은 지난해 7월 대검 정책기획과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김앤장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