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멋진 동침...'스마트싱스'로 LG 세탁기 돌리고, 'LG 씽큐'로 삼성 에어컨 끈다

입력
2023.08.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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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구분 없이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가전 제어 가능
15개 가전 브랜드 참여 'HCA' 표준 통일 협력 결실


올해 안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로 LG전자의 세탁기 트롬 워시타워를 돌리고 LG전자의 'LG 씽큐'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전원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29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안에 국내에서 각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LG 씽큐가 각각 상대 회사의 가전과 연동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터키 가전 제조업체인 베스텔의 제품도 조만간 두 회사의 플랫폼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연동 대상이 되는 제품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아홉 가지 주력 가전이다. 제품의 동작과 종료, 강도 조절, 모니터링 등 소비자가 가장 자주 쓰는 기능을 연동해 제공한다. 우선 연동 서비스가 시작되는 지역은 한국과 미국 등 8개 나라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 가전은 스마트싱스로, LG전자 가전은 LG 씽큐 앱으로 제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집 안에 있는 제품의 브랜드가 서로 다르면 여러 앱을 설치해 따로따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회사 구분 없이 스마트싱스와 LG 씽큐로 두 회사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두 회사 제품을 한꺼번에 끄고 켜는 것도 가능해진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HCA)의 회원사로서 힘을 모았다. 2022년 1월 출발한 HCA는 각 회원사가 운영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상호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뭉쳤다. 현재 삼성전자·LG전자·베스텔 외에도 중국 하이얼과 하이얼이 인수한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 부문, 스웨덴 가전사 일렉트로룩스, 터키 가전사 아르첼릭과 계열사인 베코·그룬디히 등 15개 가전·공조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HCA는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HCA 표준 1.0을 선보였고 이번 연동은 최초로 이 표준을 상용화한 것이다. 두 회사는 단순 제어를 넘어 스마트홈 플랫폼 특유의 통합 에너지 관리 기능을 추가 도입하고 연결 가능한 제품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HCA를 통해 글로벌 가전업체 제품·앱과 적극적으로 상호 연결하며 소비자에게 통합된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해 시장의 도약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부사장은 "장벽 없는 가전 생태계를 확장해 더 많은 고객에게 새로운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