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지난 24일 현실이 되면서 학교급식 안전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일본산 수산물이 식판에 오를 일 자체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한다. 이에 각 시도교육청은 방사능 검사 확대 방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부산 남구에서 초등학교 1·4학년 자녀를 키우는 전유주(40)씨는 28일 본지 통화에서 "개학을 맞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먹을 점심이 안전할지에 대한 걱정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아이들에게 수산물을 못 먹일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 소금과 수산물을 미리 쟁여 둔 주변 학부모들도 학교급식 안전성이 주된 관심사라고 전했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자체 실시한 제품을 판다고 알려진 특정 유기농식품업체들의 정보가 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급속히 퍼지며 학교급식 안전에 확신이 들지 않을 경우 웬만하면 먹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전씨는 "아이들도 소금이 들어간 음식과 수산물이 있는 급식을 먹어도 되는지 먼저 물을 정도로 오염수 방류 이슈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산물 소비 위축에 대비해 기업 단체 급식 업체들에 수산물 메뉴 비중 확대 등을 요청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교급식에까지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여러 부모들이 기업 급식뿐 아니라 학교급식도 수산물 소비 활성화 방안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과 각 시도교육청에서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수산물 식재료 검사를 더욱 강화하고 정보를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급식 식재료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학교급식법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과 함께 급식 식재료의 품질관리 기준 준수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2021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초중고·특수학교 1만1,843곳의 학교급식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전혀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전수조사 결과도 이달 25일 제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산지 등은 학부모가 직접 참여하는 학교(유치원 포함)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일본산 수산물의 급식 사용은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럼에도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학교급식법에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재료를 사용 못하도록 명시하고, 식재료 공공조달시스템을 강화하는 등의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고려해 일부 시도교육청은 식재료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사능 검사 등 관리 강화 방침을 내놓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학교급식 식재료 중 수산물 7개 품목, 농산물 6개 품목 등 총 13건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다. 충남과 제주도교육청 등도 검사 강화안을 제시했다. 서울과 경남도 등 일부 교육청은 각각 올해 6월과 방류 당일인 24일 방사능 조사를 샘플링 방식에서 전수조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