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일본이 이웃나라의 눈치를 보면서 방류할까 말까 망설일 때 일본의 패악질을 가장 선두에서 합리화 시켜주고 지지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과 관련해 수위 높은 대정부 공세를 연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일본이 드디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며 "인류에 대한 도발이며, 태평양 연안 국가를 향한 전쟁을 선포한 것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폐기 행위를 '환경 범죄'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권리·재산·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범죄라고 한다"며 "일본이 총칼로 전세계 인류와 국토를 침범하고 살육했던 과거 태평양 전쟁을 다시 한 번 '환경범죄'로 일으키려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말 (오염수가) 안전하고 문제가 없다면 일본 국내에서 보관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세계의 우물인 태평양에 버려 모든 사람의 건강을 침해하는 것이냐"고 규탄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일본의 심부름꾼'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공격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국가 권리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는 머슴이요, 대리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하지 않겠냐"며 "윤 대통령은 자신이 일본의 심부름꾼이자 대변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대리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 포기는 저들이 원하는 바이고 좌절 역시 그들이 고대하는 일"이라며 "우리가 민주주의의 토대임을 인식하고 끝까지 싸워서 이 나라 주인이 국민임을 증명해내자"는 저항 의지를 고취하는 발언을 마지막으로 연단에서 내려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오염수 방류 반대 행보를 "국민과 수산업계의 불안은 뒷전, 이재명 대표 단 한 사람을 위한 무서운 정치쇼"로 규정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오염수 괴담' 가스라이팅으로 수산업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 대표의 일관된, 농도 짙은 거짓이 민주당 전체를 오염시켰다. 민주당 내부 폐수 단속을 권고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야권의 장외 집회에 대해서도 "테러, 제2의 태평양전쟁, 환경전범, 공동정범 등 이미 괴담 수준을 넘어 국민을 선동할 자극적 단어를 골라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기로 작정했다"면서 "자신들의 안위와 목적을 위해 사악한 행태를 서슴지 않는 저질 정치"라고 깎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