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면서 수산물을 식음업장에서 사용하는 호텔들도 대책을 만드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일부 호텔들은 급히 어패류 원산지를 일본에서 다른 곳으로 바꾸는 등 대응책을 찾고 있지만 일부 식품은 대체품이 마땅치 않거나 수산물 먹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심리가 퍼져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5성급인 ①호텔 파라나스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얘기가 본격화한 6월부터 차례대로 새우·오징어·가리비 등 갑각류, 참다랑어 등 수산물 품목 일체를 일본산에서 러시아·말레이시아 등 다른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고객들의 우려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다. 파라나스 관계자는 "일식당에서 쓰는 메뉴판 원산지에 '일본산'은 아예 나오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②호텔신라의 경우 수입산 수산물 전 품목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자체 실시하면서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하고 있다. ③글래드호텔 또한 식자재 구매팀에서 직접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문제는 일부 품목의 경우 일본산 외에 대체품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일본산에서 다른 원산지로 대체하더라도 가다랑어포 같은 경우 일본산 말고는 마땅한 수입처가 없어 메뉴를 아예 교체해야 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초밥이나 회 종류를 메뉴로 둔 호텔 내 일식당의 경우 얼리지 않은 수산물을 구하면서 가까운 일본산을 대체할 원산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산물은 신선도가 생명인데 소금이나 냉동 어패류처럼 미리 대량으로 사서 쟁여둘 수도 없고 국내산을 쓰자니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찍이 후쿠시마 오염수 유출 사실이 드러났던 2013년 수산물 소비를 급감했던 호텔업계는 이번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2011년과 일본 정부가 원전 오염수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시인한 2013년 이미 수산물 소비가 크게 줄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올 4월 소비자 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2.4%가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등으로 원산지를 표시해도 고객들의 우려가 여전하다"며 "일본산을 전부 수입 금지시키는 등 강력한 지침을 정해야 몇 년 전처럼 식음업장이나 수산업계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