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사 반대"… 부·울·경 반대 집회 잇따라

입력
2023.08.24 16:41
지자체, 피해 예방에 우려 줄이기 분주


24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시작된 가운데 부산과 울산, 경남 등지에서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대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피해 방지와 우려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 마련으로 분주했다.

이날 오전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소녀상 인근에서는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부산 지역 166개 단체가 만든 부산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주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주관으로 마련됐다.

이들은 “국제적 환경 테러 행위와 다름 없는 오염수 해양 투기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면서 “일본 정부가 말하는 안전한 방류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와 도교전력의 자료 등을 인용해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수를 완벽하게 정화할 수는 없고, 일본 정부도 원천적으로 삼중수소 등 제거가 불가능해 ‘제거’가 아닌 ‘희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집회는 지난 22일 일본 정부가 각료회의에서 오염수를 이날부터 방류하겠다고 예고한 이후 5번째다. 166개 단체는 이날 시국집회뿐만 아니라 오는 주말에도 부산시민대회를 개최하고 일본영사관으로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반대 부산운동본부가 주최하는 규탄 집회가 열렸고, 오전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환경·시민단체의 활동가들이 노란색 비닐 등으로 원전 오염수가 부산 앞바다에 밀려온 것을 표현하고, 보트를 타고 바다 위에서 해양투기 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울산에서도 이날 오후 롯데백화점 광장 앞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100여 명이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25일 오후에는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경남행동’이 관련 집회를 이어간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당 지자체들은 각종 대책 마련과 오염수 확산 우려 등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부산시는 이날 오전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연안 해수와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현재 16개인 연안 해수 감시 장비를 연말까지 20개로 늘리고 수산물 방사능 정밀검사 장비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또 방사능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즉시 시민에게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유통되는 수산물의 80% 이상이 반입되는 부산공동어시장, 다대위판장, 자갈치시장에서는 신속 검사 장비로 방사능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을 비롯한 울산, 경남에서는 생산과 유통 단계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 강화, 원산지 표시 특별 단속 등을 실시한다.

지자체의 성명 발표도 잇따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수산물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 단계별로 수산물 방사능 검사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방사능 검사 결과를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 등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날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성명을 통해 “수산업의 급격한 경기 위축 등 발생 시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방사능 검사 장비 지원 확대, 한일 정부 협력 체계 강화를 통한 지방정부와의 관련 정보 공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권경훈 기자
창원= 이동렬 기자
울산= 박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