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북한이 약 3개월 만에 '군사정찰위성' 추정 발사체를 재발사하자 "(우리 측의) 분석 정보를 미국, 일본과 공유하라"고 지시했다. 한미일 3국 외교·안보 당국은 한목소리로 규탄 메시지를 내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지난 18일 3국 간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선언한 이후 첫 북한 도발을 계기로 대북 공조 수위와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북한의 '우주발사체' 명목 탄도미사일 발사 포착 사실을 보고받고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미사일 방어협력 증대, 3자 훈련 정례화를 면밀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또 "분석 결과를 미국, 일본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북한이 22일 일본에 위성 발사 예고를 통보했을 당시부터 3국은 상호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태세를 유지해 왔다.
한미일은 지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2023년 말까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도록 하고자 한다"며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증강된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별도 문서를 통해서도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해 3자 차원에서 신속하게 협의하도록 할 것을 공약"하면서 북한 도발에 대한 3국 공조의 폭과 속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공조는 3국 정상이 약속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메커니즘이 가동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다만 북한의 발사 예고 단계부터 발사 후 대응까지 3국 간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성격이 크다. 특히 윤 대통령의 '분석 정보 공유' 지시로 향후 한미일 간 발사체에 대한 평가 공유가 더욱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은 북한 미사일 제원에 대해 미국과 공동평가를 해 왔지만, 일본과는 공식적으로 공동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즉각 공조 체계를 가동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북한 도발을 규탄하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직후 이루어지는 오늘 통화가 3국 간 강력한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3국 외교장관은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강조하고, 대북 독자제재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북핵수석대표도 유선협의를 갖고 "북한이 도발을 거듭할수록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의 대응능력 강화 △사이버 해킹, 해외 노동자, 해상 밀수 등 불법 자금원 차단 공조 강화 △북한인권 증진 협력 강화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