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저지·규탄하기 위한 '비상행동'에 돌입한다. 당원 1,000여 명과 함께 국회 내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광화문·용산에서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일본을 '범죄국가'로 규정하고 이를 막지 못한 정부·여당의 책임론을 부각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는 22일 긴급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결국 일본이 최악의 환경 파괴 선언을 했다"며 "과학적 검증도, 주변국 이해도, 일본 국민의 동의도 없이 오염수를 인류의 공공재인 바다에 내버리겠다는 패악을 저질렀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금부터 민주당은 국민안전 비상사태를 선언한다"면서 "오염수 투기 중단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원대대표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방류를 시작한 것은 세 나라 정상 간의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지지 또는 양해가 있었다는 유추를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로부터 어떤 통보를 받고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의원 150여 명이 참가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결의문에서 "일본의 결정은 천인공노할 범죄"라며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근간인 바다를 자국의 핵쓰레기장으로 전락시킨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비상대응 방안도 마련했다. 23일 국회 본관 앞에서 당원·당직자1,000여 명과 함께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이어 24일과 26일 차례로 광화문-용산 행진시위, 광화문 총집결 대회를 열 예정이다. 다음 달 초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에 의원들을 파견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일본대사관을 항의 방문했다. 대책위 상임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국민 목소리를 담은 결의문을 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지만 수령을 거부했다"며 "결의문을 받지 못할 정도로 두려우면 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정의당·진보당 등 다른 야당들 역시 이날부터 광화문 장외투쟁·1인시위 등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