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레까지 비 예보... 우산이 필요한 한 주
입력
2023.08.22 11:37
박민정
기자
22일 중부와 호남 지방에 비 내리다 내일은 전국으로 확대
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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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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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타임 '올해의 인물' 선정… "미국의 역할 재편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올해의 인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선정했다. 타임은 "역사적인 (정치적) 귀환을 이뤄내고,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정치적 재편을 주도하고, 미국 대통령직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을 뒤바꿨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타임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 '올해의 인물'"이라고 밝혔다. 타임은 1927년부터 97년째 '선하든 악하든 한 해 동안 국제사회에 가장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나 단체'를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타임은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정치 지형을 뒤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네 건의 사법 기소를 당한 전례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통적 민주당 지지 기반인 흑인·라틴계 유권자 사이에 돌풍을 일으키며 2024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얘기다. 지난 7월 대선 유세 도중 총격에서 살아남아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리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던 점도 언급했다. 타임은 "오늘날 우리는 트럼프의 ‘신격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져올 격동에도 주목했다. 타임은 "의회 의원과 국제기관, 세계 지도자들이 다시 한 번 트럼프의 변덕을 지켜본다"며 "가장 광신적인 지지자부터 가장 열렬한 비판자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트럼프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10~20% 보편 고율 관세 부과 △이민자 추방 △노골적인 언론 대립 등을 예고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미국과 국제사회가 들썩일 것이라고 타임은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오전 9시30분 뉴욕증권거래소 개장 종을 울리는 이벤트에 직접 참석해 환한 얼굴로 선정을 자축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자는 과거 자신이 아닌 다른 인물이 올해의 인물에 선정될 때마다 불평을 했다"며 "잡지가 제공하는 (올해의 인물) 지위를 분명히 탐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올해의 인물 선정은 첫 대선에서 승리했던 201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7월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사진으로 2024년 8월 5일 자 타임 표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12·3 불법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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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수사기관 의미 퇴색" "영장 통로 쇼핑" 공수처·경찰 공조 뒷말
12·3 불범계엄 사태와 관련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공조 수사'를 하겠다고 나서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부 압력을 받지 않고 '독립 수사기관'으로 설립된 공수처가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한 데다가, 실무상 혼선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수처에 손을 내민 경찰을 향해선 "영장을 신청할 기관을 쇼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인들은 공수처가 '독립적인 수사기관' 지위를 스스로 내려놓은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는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마련됐다고 11일 알리면서 "각 기관의 장점만을 모아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에 "수사하던 사건을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공수처로 넘기라"며 관련 법령에 따라 이첩 요청권을 행사한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공수처는 이첩 요구에 앞서 6일 검찰이 꾸린 특수본 합류 제안을 거절하다가 돌연 경찰 제안을 수락했다. 형사사건 변호를 많이 해 본 한 법조인은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를 독립된 지위에서 수사하려고 설립됐기에 상위기관 통제도 받지 않는데, 그 점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당장 강제수사 과정에서 영장을 받아내는 경로 등 수사 실무에서도 혼란이 생겼다. 그간 경찰은 검찰 수사부서에 영장을 신청해 검사가 영장을 청구해 왔지만, 앞으론 공수처를 통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수처의 사건사무규칙상 공수처를 통해선 압수수색이나 통신사실확인용 영장 신청만 가능하다. 신병 확보용 '체포·구속' 영장은 계속해서 검찰에 신청해야 한다. 실제로 공조본 출범 뒤인 12일에도 경찰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이를 제외하면 공조본 출범 이후에 검찰에 추가로 신청된 영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조본에서 원활한 강제수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공수처는 2021년 출범 후 경찰에서 압수·통신 영장 신청을 받은 전례가 없는 데다, 내부 규칙이 아닌 상위법령(공수처법)상 근거가 없어 향후 법원에서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경찰이 수사를 주도하고 공수처는 '서류상'으로만 수사하는 것처럼 영장을 '직청구'하는 꼼수를 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소할 때도 실무상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우두머리'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기소권은 검찰만 갖고 있어, 결국엔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공수처는 조지호·김봉식 청장 등 경무관 이상 경찰 간부만 기소할 수 있고, 군 간부 기소는 불가능하다. 공수처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의자들이 양쪽에서 같은 날 소환 요구를 받는다면 수사가 늘어질 수밖에 없다"며 "자신에게 유리한 기관을 먼저 찾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검찰청은 공조본 출범에 대해 "관계 기관과 중복수사 방지를 위한 협의는 계속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지만, 검찰 내부에선 "검찰이 공조본 구성을 모르다가 경찰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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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어린이 96% 죽음 임박했다 느껴… 절반은 죽고 싶어 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황폐해진 내면을 보여 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자지구 어린이의 96%가 죽음이 임박했다고 느끼고, 절반은 죽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다.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남긴 사건을 겪은 아동도 10명 중 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쟁고아재단(War Child)'은 이날 26쪽 분량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 어린이의 정신 건강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은 △장애가 있거나 △다쳤거나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의 부모 또는 보호자 504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실시됐다.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의 경우엔 친척 등 다른 어른을 통해 설문을 진행했다. 보고서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가자지구 어린이의 절대다수가 △죽음이 임박했다고 느꼈고(96%)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으며(92%) △비관적 태도를 보인 것(90%)으로 조사됐다. 악몽에 시달린 아동은 79%에 달했고, 무기력증(78%)과 슬픔(77%), 공격적 증상(73%)을 보인 어린이도 10명 중 7명이 넘었다. 60%는 트라우마를 초래하는 사건에 노출됐고, 일부는 이를 여러 차례 겪기까지 했다. '죽고 싶다'는 감정을 느낀 아동은 49%였는데, 이는 여아(26%)보다 남아(72%)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 가자지구 어린이들은 실제로도 죽음에 내몰리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 공격에 사망한 팔레스타인 어린이는 최소 1만7,492명이다. 팔레스타인 측 전체 사망자(4만4,805명)의 39%에 이른다. 아동 전문가 대상 심층 인터뷰에서는 전쟁 스트레스와 관련한 어린이들의 불안 증세도 보고됐다. 주로 두통, 복통과 같은 신체 증상이나 공포, 불안, 수면 장애, 악몽 등이었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손가락을 빠는 행동도 관찰됐다. 가디언은 "이번 조사는 올해 6월 실시됐다"며 "어린이들에게 누적된 심리적 영향이 (전쟁이 반년 더 지속된 지금보다) 낮게 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쟁고아재단 영국 지부 대표인 헬렌 패틴슨은 "이번 보고서는 가자지구가 세계에서 어린이에게 가장 끔찍한 곳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는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아동 정신 건강의 재앙이 여러 세대에 걸친 트라우마로 자리 잡기 전에,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며 "이 지역(가자지구)은 향후 수십 년간 트라우마의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강, 한국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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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의미'에 한강 "나의 좌표 파악… 계속 쓰던 대로 쓰겠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강연문을 쓰면서 제 과거를 많이 돌아보게 됐고, 내가 어디쯤 있고 어디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왔는지 '좌표'를 파악하게 됐다. 여태까지도 늘 써 왔는데 앞으로 글을 쓰는 게 어려워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돼서 계속 '쓰던 대로' 쓰려고 한다."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출판사 '나투르 오크 쿨투르'.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천천히 돌아보니 향후 나아갈 길이 더 선명해졌다는 것이다. '나투르 오크 쿨투르'는 한강 작가 작품을 스웨덴어로 출판한 곳이다. 실제로 한강 작가는 강연(7일), 수상 소감(10일) 등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 뿌리'라 할 수 있는 유년 시절의 조각들을 여럿 소개하며, 이를 '지금의 한강'과 연결 지었다. 노벨상 수락 연설 격인 강연을 통해선 1979년 썼다는 시 구절을 읊으며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해당 구절은 이렇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 사랑이란 무얼까? /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수상 소감을 통해서는 8세 때 비를 피하려다 다른 사람들도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그때 그들 하나하나에 공감했던 것이 경이로운 경험이었다고 회상하면서 "책을 읽고 쓴 시간을 되돌아보면 저는 이 경이로운 순간을 몇 번이고 되새겼다"고 했다. 수상 소감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말들도 이 자리에서 전했다. '번역가들에 대한 감사'가 대표적이었다. 당초 노벨상 연회에서 발표하려 한 수상 소감은 10분 분량이었는데, 시간 관계상 이를 4분 정도로 대폭 줄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책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소개해 준 번역가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부분이 잘려 나갔다며 한강 작가는 "우리는 문장마다, 문장 속에 함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내 작품은) 28개 또는 29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번역가의 수는 50명 정도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톡홀름에 머무는 동안 인상 깊었던 일도 여럿 소개했다. 11일 스톡홀름 링케뷔에 있는 도서관에서 자신의 책을 읽고 창작시를 쓴 학생과의 만남을 첫 번째로 꼽았다. '애민'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한강 작가의 소설 '내 여자의 열매'(한 여성이 식물로 변하는 내용)를 읽고 썼다는 시를 언급하며 그는 "너무 재미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의 시 내용은 이렇다. '내가 만약 토마토가 된다면 아주 맛없는 토마토가 될 거야 / 아무도 날 먹지 않게 / 아무도 나를 토마토수프에 넣을 수 없게 나무 꼭대기로 올라갈 거야.'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의 생가를 린드그렌 증손자의 안내를 받으며 둘러본 것도 좋은 기억으로 꼽았다. 한강 작가는 어린 시절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감명받았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린드그렌 동화를 테마로 한 유니바켄 어린이 박물관을 찾았더니 해당 기관에서 평생 무료 이용권을 줬다며 "재미있고 감동적인 선물이었다"고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강 작가는 "'눈 3부작'을 마무리하는 소설을 이번 겨울까지 쓰려 했는데 (노벨상 수상으로) 준비할 일이 많아 늦춰졌다. 장편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된다고 말씀드렸던 책도 다음에 써야 한다"고 밝혔다. '눈 3부작'의 1·2부는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작별'이다. 한강 작가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조용히, 열심히 신작을 쓸 것이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