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가 국기(國技) 태권도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올림픽 정식종목이자 전세계 212개 회원국을 둔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 유치를 계기로 세계적인 '태권도 시티'로 발돋움하겠다는 게 춘천시의 구상이다.
20일 춘천시에 따르면 WT는 협약에 따라 2027년부터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 이상 춘천에서 본부를 운영한다. WT본부는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의암호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3,600㎡)규모로 들어선다. 건축비는 190억 원이다. 시의회 의결을 거치며 건축물 등 시설 제공 기간이 당초 50년에서 30년으로 줄었다. 5년 단위로 자동 갱신키로 했던 재협약은 갱신으로 변경됐다.
WT본부 유치는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8기 춘천시정의 성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유치 경쟁에 뛰어든 춘천시는 올해 4월 WT본부가 이전할 우선협상도시로 선정됐다. 육동한 시장은 지난 5월 세계태권도선수권이 열린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찾아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20년간 국제대회를 꾸준히 연 경험과 태권도 인프라, 관광자원 등을 갖춘 춘천이 연맹이 새 둥지를 틀 적지"라고 역설했다.
세계 태권도의 중심인 연맹 본부를 품에 안은 춘천시는 K-무예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인 태권도를 주제로 한 이벤트를 열어 경제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첫 번째 무대는 24일까지 열리는 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다. 세계 60개국에서 8,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행사다.
올해 대회에는 세계태권도비치선수권대회와 △옥타곤 다이아몬드게임 △세계태권도 시범 경연대회 △세계장애인태권도오픈챌린지 등 WT가 승인한 4개 대회가 동시에 열린다. 위력격파대회와 호신술, 품새대회 등도 눈길을 끄는 이벤트다.
춘천시는 "태권도문화축제를 통해 국내외에서 1만 5,000명가량 춘천을 찾을 것으로 보여 서비스업 분야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태권도를 매개로 한 스포츠 교류를 물론, 사회, 문화, 스포츠 외교까지 역할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육 시장은 "WT 본부 유치는 춘천이 국제적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