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부총통 미국 다녀오자... 군용기 42대·함선 8척 위협 나선 중국

입력
2023.08.19 17:40
라이칭더 귀국 이튿날
대만 인근 해상서 군사 훈련
대만 "비합리적이고 도발적" 규탄

대만의 차기 대권주자인 라이칭더 부총통의 미국 방문 이후 중국이 군사적 위협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19일 대만 국방부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중국 인민해방군의 KJ-500 조기경보기 등 군용기 총 42대가 대만 인근 해상에서 잇따라 활동했다. 이 가운데 26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고 한다. 중국군 함선 8척도 연합 전투 대비 태세 경계·순찰에 나섰다.

스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동부전구가 대만섬 주변에서 해군·공군 연합 전시 대비 순찰과 병력 합동 훈련을 했다"며 "함선과 항공기의 협동, 제해·제공권 장악 등을 중점 훈련하면서, 동부전구의 부대 연합 작전 실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대만 독립' 분열세력과 외부 세력이 결탁해 도발하는 것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덧붙였다.

앞서 라이 부총통은 지난 12일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 파라과이의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출국한 뒤 전날 귀국했다. 라이 부총통은 13일 중간 기착지인 미국 뉴욕에서 열린 주미 대만인과의 연회에 참석해 "전체주의가 위협의 힘을 키운다고 해서 절대 두려워하고 되돌아가선 안 된다"며 "국내에서 단결해야 국제사회의 신뢰와 강력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직접 언급한 건 아니었지만, 중국의 압박에 맞서기 위해 대만 안팎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의 군사 훈련을 "비합리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라고 규탄했다. 대만 국방부는 "최근 몇년 동안 중공은 지속해 군용기와 함선을 보내 습격·교란해 지역 안전을 실질적으로 침해했다"며 "군사 연습을 빙자한 이번 움직임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호전적인 무력 사용과 군사적 확장·패권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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