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많은데 '잼버리 늪' 빠진 행안위... 여 "김관영 나와라", 야 "책임 전가"

입력
2023.08.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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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金 전북지사 출석 여부 접점 못 찾아
與 행안위원 불참 속 회의 26분 만에 파행

"더불어민주당은 '김관영 구하기' 그만둬라."(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요구는 잼버리 사태 책임 전가를 위한 것."(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수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소집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1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을 둘러싼 여야 대치 끝에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책임자인 김 지사를 불러야 한다고 요구하며 간사인 이만희 의원만 참석했고, 민주당은 이날 회의는 수해 관련 현안질의를 위해 합의한 것이며 여당의 불참은 잼버리 관련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술수라며 맞섰다.

'김관영 출석' 대치... 26분 만에 파행

국회 행안위는 당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불러 오송 지하차도 등 수해 문제, '묻지마 흉기 난동' 관련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여야 간사가 지난달 25일 일정 연기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그사이 잼버리 사태가 불거졌다는 이유로 김 지사 출석을 강하게 요구했고, 민주당은 당초 합의대로 수해 등 현안질의 후 잼버리 사태는 별도 일정을 잡아 진행할 것을 주장하면서 회의 전부터 파행이 예견됐다. 실제 여당 간사를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 장관과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이번 잼버리 운영의 책임자는 집행위원장이자 주관기관인 김관영 전북지사"라며 "전북지사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의도"라고 날을 세웠다.

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국민의힘이 7월 진행하기로 했던 현안질의를 억지로 미뤄서 (이날로) 합의됐다"며 "오늘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여당이 원하는 날짜에 별도의 일정을 잡아 김관영 지사를 부르면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이 책임진 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임 정부와 전북 탓을 위해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소속 김교흥 행안위원장은 정부 관계자들의 불출석을 지적하며 "정부 부처가 여당의 졸병처럼 움직인다. 국회 무시이자 의회 민주주의 파괴"라며 "김관영 지사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를 파행한 국민의힘도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날 회의는 개의한 지 26분 만에 종료됐다.

행안위 파행 후에도 장외 설전 지속

여야는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태도를 '김관영 구하기'로 규정했다. 이어 "잼버리도 다 끝난 상황에서 전북지사가 오늘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민주당이 전북지사를 향한 잼버리 책임론을 윤석열 정부에 덮어씌우기 위한 정략적 꼼수"라고 주장했다.

반면,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에서 "오늘 상임위 파행의 책임은 오롯이 국민의힘에 있다"며 "국민의힘은 김영환 충북지사의 무능력한 수해 대응을 감추고 잼버리 부실운영에 대한 정부 책임을 엉뚱한 곳에 전가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전 정부와 전북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몰염치의 극치"라며 "국정조사로 진상을 철저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