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퇴소하면서 119구급차를 이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소방노조는 항의 성명을 발표했고, 일부 시민들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소방당국은 14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트남 잼버리 학생들 철수 모습'이라는 제목의 글이 대전 동구의 한 대학교 기숙사 앞에서 대원들의 짐을 구급차에 싣고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작성자는 "119구급차를 짐차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면서 "대우받아야 할 119 구급대원분들을 짐꾼으로… 캐리어 꽉 채우고 출발했다가 금방 다시 돌아와 상차하는 것 보니 구급차로 '짐 셔틀' 하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논란이 일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14일 '119구급차가 콜밴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세계적인 잼버리 대회의 성공을 위해 국가적인 대응에 협력해야 하지만 너무 과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구급차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관행처럼 동원되어 왔다"면서 "적극적인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권한을 남용해 구급차를 동원한 이에 대한 책임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 시민은 이날 국민신문고를 통해 소방당국 지휘책임자를 대전 동부경찰서에 고발하고 보건복지부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잼버리 학생을 철수시키기 위한 용도로 구급차가 동원된 건 응급의료법과 시행규칙에서 정하는 구급차 용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소방당국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제적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해당 도로는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위험한 길이라 14, 15세 학생들이 무거운 짐 가방을 끌고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이미 현장에 배치되어 있던 구급차와 대원들이 학생들을 돕기 위해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