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다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군검찰수사심위원회' 소집을 신청하기로 했다.
박 전 단장 법률대리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12일 "어제 박 전 단장이 언급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제3의 기관은 바로 군검찰수사심의위"라며 "국방부 검찰단에 오는 14일 심의위 소집을 정식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의위는 수사 계속 여부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등을 심의하는 기구로, 고 이예람 공군 중사 사망사건 이후 군검찰 공정성 제고를 위해 만들어졌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군검찰 수사의 절차와 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설치되며, 5명 이상 20명 이하 위원으로 구성된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은 수사단장이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한 사안"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군검찰 수사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므로 수사 계속 여부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이 아닌 심의위에서 진행해야 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박 전 단장(대령)은 해병대 1사단장 등 군 관계자 8명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를 담은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 '항명' 혐의로 보직해임 된 뒤 군 검찰에 입건됐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이어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