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넘어간 태풍… 전국서 주택 침수 등 361건 피해, 1만6000명 일시 대피

입력
2023.08.1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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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 '0', 대구 사망·실종 2명 안전사고 분류
여의도 3.5배 농경지 피해, 6000여명 귀가 못해
특보 해제에 중대본 비상 단계 '1단계' 하향 조정

내륙을 관통하는 경로로 전국을 긴장하게 했던 태풍 ‘카눈’이 북한으로 넘어가 소멸됐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 전날 대구 군위군 하천에서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대구 달성군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이 소하천에 추락한 후 실종됐지만 이들은 일단 안전사고로 분류됐다. 지금까지 일시 대피한 인원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1만1,705가구 1만5,862명으로, 이 가운데 7,335가구 9,741명은 귀가했으나 나머지는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시설 피해는 공공시설 피해 184건, 사유시설 피해 177건 등 총 361건이다. 도로 침수ㆍ유실 64건(부산 39건, 경북 11건 등), 토사 유출 6건, 제방 유실 10건, 가로수 쓰러짐을 포함한 기타 피해 98건, 주택 침수 30건(강원 19건, 대구 11건), 상가 침수 16건(대구 15건) 등이다. 인천, 경기, 부산, 울산 등 전국에서 4만358가구가 정전됐으나 현재 94.2%가 복구됐다.

농작물 피해도 컸다. 경남과 전남 등에서 여의도(90㏊) 3.5배에 달하는 1,019㏊ 규모 농경지가 침수, 낙과, 해풍으로 인한 농작물 고사 등 피해를 입었다. 비닐하우스 0.7ha 파손, 토종닭 150마리 폐사도 보고됐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비가 내리는 곳이 많아 여객선 24개 항로 28척 등이 운항 중단됐다. 지반 약화 및 낙석 우려로 영동선(강릉∼석포), 태백선, 경북선, 경전선, 충북선 일부 등 철도 5개 노선도 일시 중지됐다. 항공기 결항은 없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국 모든 태풍 특보가 해제됨에 따라 풍수해 위기 경보 수준은 ‘심각’에서 ‘주의’로, 중대본 비상 단계는 ‘3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