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밤 10~11시 서울에 가장 근접… 강원영동엔 400㎜ 넘는 폭우

입력
2023.08.10 21:15

10일 오전 한반도에 상륙해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이 오후 9시 현재 서울 동쪽 50㎞ 부근까지 접근했다. 카눈이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사이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에는 오후 10~11시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경남 거제시 부근에 상륙한 이후 시속 35㎞로 북상해 낮 12시쯤 대구 남쪽 20㎞ 부근, 오후 3시쯤 경북 안동시 서쪽 40㎞ 부근을 지나며 강한 비를 뿌렸다. 육상을 지나며 강도가 '약'으로 변하고 속도도 느려진 카눈은 이후 오후 6시쯤 충주 북북동쪽 10㎞ 부근을 지났다. 태풍이 북한으로 빠져나가는 건 11일 새벽 3~6시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남부지방은 이날 밤부터 비가 그치겠다. 전남 및 광주, 경남 일부 지역은 오후 4시 30분부터 태풍특보가 해제됐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는 반나절 동안 이들 지역 일대에는 200㎜를 훌쩍 넘는 많은 비가 왔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8시까지 경남 양산(상북면)의 누적강수량은 350.0㎜, 북창원 338.6㎜, 칠곡 팔공산은 302.5㎜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강원 영동이다. 태풍의 오른편 ‘위험반원’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오후 8시까지 속초의 누적강수량은 402.6㎜나 된다. 삼척(궁촌)은 387.0㎜, 강릉 346.9㎜다. 속초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 기준 오후 2시쯤부터 1시간 동안 91.3㎜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는 수도권에 시범 실시 중인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을 뛰어넘는다.

카눈이 밤사이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사이를 통과하면서 서울, 경기, 강원 영서에 11일까지 많게는 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11일 오전까지 시간당 10~30㎜의 호우가 예상된다.

강풍도 이어지고 있다. 카눈이 지나간 남부지방에는 시속 30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부산 가덕도에서 관측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34.9m, 계룡산은 32.6m였다. 이 때문에 나무가 부러지고 상점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속출했고, 일부 지역은 건물 외벽이 뜯기고 옹벽이 붕괴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밤부터는 강원 영동에 최대순간풍속 시속 35m의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 11일 오전까지 계속되겠다. 중부지방과 경북권에도 25m의 돌풍이 계속 불 전망이다.

카눈이 북한으로 향하면서 11일 오전 중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은 비가 그치겠다. 그러나 태풍의 북북서진 후 남아 있는 비구름으로 인해 서울과 강원도에는 오후 6시까지, 인천은 오후 9시까지도 약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바람도 강하게 불겠으나 강풍특보가 발효될 정도의 돌풍은 아니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신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