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날아가는데 뭔 콘서트"...태풍에 '잼버리 K팝 콘서트' 안전 사고 우려

입력
2023.08.10 11:37
태풍에도 무대 설치 등 준비 강행
온라인상 작업자 안전 우려 속출
태풍에 리허설은 취소

태풍 '카눈' 북상으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11일 열리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 현장 안전 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콘서트를 하루 앞둔 10일 무대 설치 등 현장 작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으로 리허설도 취소됐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상암 잼버리 콘서트 준비상황' 등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인근 식당에 들른 한 누리꾼은 "경기장 설비자들이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설비 기술자는) 태풍이 오는데 상식적으로 (무대를) 설치하면 안 된다. 와이어 2, 3배 더 걸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차도 날아가는 태풍이 오는데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며 "하지만 양복 입은 사람들은 '반장님이 신경 좀 더 써 주십시오'라며 설비자를 따라갔다"고 했다.

해당 글이 확산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K팝 콘서트 안전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태풍에 무대가 무사히 버틸 거라고 생각하나, 무대가 무너져서 단 한 명이라도 사상자가 나오면 진짜 돌이킬 수 없다" "태풍에 실내에만 있으라고 하더니, 야외 무대 작업자들은 목숨 걸고 밖에 있어야 하나" 등의 반응이 나왔다.

정부의 공연 준비 매뉴얼도 부실하다. 무대 설치 중 근로자들의 안전 사고를 예방하도록 마련된 문화체육관광부 매뉴얼엔 날씨 관련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아, 태풍에도 무대 설치를 할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기상청 기상특보 발효 시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고만 돼 있어, 공연 전 안전 사고를 대비할 방법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수도권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을 벗어나는 11일 오후 7시에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에 행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다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