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쓰러지고, 유리창 깨지고… 태풍 상륙 임박에 부산 피해 속출

입력
2023.08.10 08:11
일부 지역 정전, 도시철도 운행 중단

제6호 태풍 ‘카눈’의 남해안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태풍경보가 내려진 부산에서는 강한 비바람이 몰아 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0일 부산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일부 지역 정전이나 유리창 파손 등 각종 피해가 신고됐다.

오전 3시49분쯤 부산진구 초읍동에선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기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앞서 오전 3시43분에는 부산지구 부전동 한 건물 유리창이 깨져 인도로 떨어졌다. 이 외에도 가로수 쓰러짐과 차단기 스파크 발생을 비롯해 강풍에 펜스가 떨어질 것 같다는 등의 신고가 잇따랐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한 바람과 함께 최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되자 침수나 건물 붕괴가 우려되는 264가구 주민 433명이 인근 숙박업소나 친척집 등으로 대피했다. 또 부산 동구 초량 지하차도와 기장군 무곡지하차도 등 도로 23곳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고, 공원과 등산로, 하천변 등 101곳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이날 첫차부터 도시철도 1∼4호선 지상구간의 열차와 부산김해경전철, 동해선, 마을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지역의 하늘 길과 뱃길도 모두 통제되고 있다. 김해국제공항 항무통제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국내와 국제 운항편수 123편이 사전 결항됐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앞서 8일 오후 8시부터 부산항 운영을 중단했고,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 7척 등의 운항도 모두 끊긴 상태다.

부산기상청은 전날인 9일 오후 5시 부산에 발효된 태풍주의보를 같은 날 오후 11시를 기해 태풍경보로 대체했다.

울산에서도 태풍 영향으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담장 붕괴 우려가 있거나 노후 주택에 사는 주민들이 대피하고,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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