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수습에 각계의 역량이 총동원되고 있는 가운데 K팝 콘서트인 'K팝 슈퍼 라이브' 역시 큰 변동을 겪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전국으로 흩어진 잼버리 참가자들의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급조하는 과정에서 불똥은 공연계로도 튀었다.
일정·장소·아티스트 변동에 정치권의 방탄소년단(BTS) 출연 요청으로 K팝 팬의 원성을 샀던 'K팝 슈퍼 라이브'는 일자가 11일로 변경된 것을 기점으로 담당자마저 KBS 2TV '뮤직뱅크' 측으로 바뀌었다. KBS 관계자는 9일 본보에 "원래 'K팝 슈퍼 라이브'의 담당자가 다른 KBS 예능 PD였는데 11일로 날짜가 바뀐 이후부터는 '뮤직뱅크' 책임프로듀서(CP)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앞서 'K팝 슈퍼 라이브'와 관련한 혼란이 이어지자 주관 방송사인 KBS는 11일 생방송 예정이었던 '뮤직뱅크' 출연진을 'K팝 슈퍼 라이브' 무대에 올리는 고육지책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뉴진스, 엔시티 드림, 있지,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형원,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카드,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등 18개 팀이 'K팝 슈퍼 라이브'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콘서트 진행은 뉴진스 혜인과 배우 공명, 있지의 유나가 한다. 대부분이 11일 '뮤직뱅크'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인원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국방부 지원 공개 요청으로 '차출' 논란을 빚었던 BTS는 최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K팝 팬 사이에선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마마무는 원래 예정돼 있던 팬사인회까지 취소하고 무대에 오르게 됐다. K팝 팬 커뮤니티에서는 "동원된 출연진이 하도 많아 팀별로 1, 2개 곡밖에 못 할 것 같은데, 그에 비해 무대 준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너무한 것 같다", "K팝이 국가산업이라더니 국가가 급할 때 불러낸다는 의미였느냐", "팬사인회까지 마음대로 미루다니 너무 강압적이다" 등 부정적 반응이 잇따랐다.
K팝 콘서트뿐 아니라 문화 공연 급조는 잼버리 참가 대원을 수용한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예술기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11일부터 9월 9일까지 주말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 예정인 야외 축제 '세종썸머페스티벌'의 일부 공연을 9, 10일 긴급 추가 편성했다. 18일 공연을 준비 중인 DJ그룹 디스코 익스피리언스가 9일에 추가로 공연하고 안은미컴퍼니는 11, 12일로 예정된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10일에도 추가로 선보인다. 다만 10일 공연은 태풍으로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마포문화재단은 10일 남성 중창단 공연에 이어 판소리, 탈춤, 판 굿 등을 EDM 음악과 접목해 현대적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꼬레아 리듬터치'를 마포구청 대강당 무대에 올린다. 해당 공연은 오는 31일 마포문화재단이 개최하는 마포M 국악 축제 '꼬레아 리듬터치' 프로그램의 일부다. 마포문화재단 관계자는 "서울시 요청으로 국악 축제를 준비 중이던 일부 공연팀의 무대를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긴급히 마련했다"며 "마포문화재단 공연장은 주말에 있을 공연으로 무대를 셋업 중이어서 공연은 마포구청 강당에서 진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