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죽이려 들고 갔다"… 동대구역 흉기 소지자, 정신질환 치료 경험

입력
2023.08.08 18:40
경찰, 진료 기록 확보 나서
쪽지엔 "경찰이 살인 조종"

대구 동대구역에서 소지한 흉기를 가방에서 꺼내려다 붙잡힌 30대가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동대구역에서 흉기를 꺼내려다 검거된 30대 A씨의 정신질환 치료 사실을 확인하고 진료 기록 확보에 나섰다. 범행 당시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닌 걸로 파악됐고, 마약 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동대구역에 갔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특정 인물’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검거 당시 A씨의 가방 안에서는 흉기 2점과 살인을 예고하는 쪽지가 발견됐다. 한 장에는 ‘경찰이 살인을 하라고 조종함’이라는 내용이, 다른 한 장에는 알 수 없는 문구가 적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동대구역 등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가 주거지에서 흉기를 미리 준비해 동대구역으로 향했고, 역 대합실과 광장 등을 오가며 배회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살인예비와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전날 오후 3시 52분쯤 동대구역 광장에서 가방에 있던 흉기를 꺼내려다 떨어뜨리면서 사회복무요원에게 발견돼 철도경찰에 검거됐다. 철도경찰은 A씨를 곧바로 대구경찰에 인계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