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부모 "900만 원 내고 보낸 잼버리… 아이들 빨리 구출하고 싶어"

입력
2023.08.08 11:30
"4년에 한 번 열려...처음이자 마지막"
"소송전 벌어지면 동참할 생각"

자녀를 세계잼버리대회에 보낸 미국 대표단의 한인 학부모가 대회 파행을 강하게 비판하며, 주최 측을 상대로 소송 가능성을 내비쳤다.

학부모 A씨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환불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미국은 워낙 소송의 나라다 보니까, 소송전이 벌어지면 동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대회 참가비로는 6,100달러(약 797만 원), 준비 비용까지 합치면 7,000달러(약 914만 원) 가까이 들었다. 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만약 학부모 사이에서 대규모 소송이 추진된다면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다만 A씨는 비용 문제로 소송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A씨는 "(잼버리) 행사는 스카우트를 하는 아이라면 정말 꿈의 행사"라며 "14~18세 생일 전인 아이들만 참가할 수 있다. 그런데 4년에 한 번씩 열리다 보니 모든 아이들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을 놓쳤으니 다음 기회는 없다. 이 마지막을 망친 누군가에게 묻고 따지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표단이 조기 퇴영한 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7일 태풍 북상으로 조기 철수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 대표단이) 철수하게 된 7가지 이유 중 태풍도 있었다"고도 했다. A씨는 또 "첫날 받은 식사 칼로리가 600㎉였고 날씨, 비위생적인 환경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그중 화장실과 샤워실이 가장 큰 문제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미국에선 남녀 구분은 물론이고 어른·청소년 구분도 확실한데 (새만금에선) 그게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현재까지 잼버리의 전반적 상황에 대해 "완전히 (한국)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미국 학부모들은 한국의 격이 떨어졌다는 등 이런 건 모른다. 그냥 한국이 이런 나라라고만 안다"면서 "그냥 아이들을 빨리 구출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