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자산운용 정보를 판매하는 한 사이트(gobankingrates.com)가 지난 4월 ‘세계 10대 부자 작가’ 순위를 공개했다. 1위는 순자산 10억 달러를 가장 먼저 달성했다는 ‘해리 포터’의 조앤 롤링이었다. 그는 단 7권의 해리 포터 시리즈와 영화 및 비디오게임 미디어 프랜차이즈로 그 돈을 벌었다. 2위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대통령이 사라졌다’를 공동 집필한 범죄 스릴러 작가 제임스 패터슨으로, 그는 1976년 데뷔 이래 140여 편의 소설 등으로 8억 달러의 순자산을 획득했다. 3위는 ‘가필드’의 만화가 짐 데이비스였다. 7위 파울로 코엘료(5억 달러)와 9위 스티븐 킹(5억 달러), 10위 존 그리셤(4억 달러)을 제치고 4위(6억 달러)에 오른 이는 미국 여성 작가 다니엘 스틸(Danielle Steel, 1947~)이었다.
로맨틱 서스펜스의 여왕으로 불리는 스틸은 1973년 데뷔 이래 190여 권의 장편 소설을 출간했다. 비영리 디지털 아카이브인 ‘웨이백 머신’ 집계에 따르면, 그는 8억 부가 넘는 책을 판매해 책 판매량 기준으론 조앤 롤링(6억 부, 2023년 기준)을 앞질렀다. 워낙 다작이어서 그의 작품들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최장 390주 동안 머문 적도 있었다. 작품 22편이 TV 드라마 등으로 각색됐다.
사랑과 음모, 배신과 복수 등 로맨스의 전형적 패턴을 담고 있다는 그의 작품들은 한국에서도 80, 90년대 여러 편 번역 출간됐지만 별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소수의 팬들은 주로 여성인 주인공이 이뤄 가는 복수의 서사나 사랑의 해피엔딩이 여느 감상적 로맨스와 달리 건강한 여운을 남긴다고 평한다. 4번의 이혼과 5번의 결혼, 그중 은행강도와 옥중 결혼한 두 번째 결혼 등 드라마틱한 삶으로도 유명한 그는 자신의 경험들을 통과의례처럼 소설로 남기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