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여국 중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스카우트 대표단이 잇따라 조기 퇴영한 가운데, 독일과 스웨덴 대표단은 새만금 야영장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음식과 위생 등 많은 부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5일(현지시간) 독일 스카우트 대표단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첫 며칠은 우리가 기대한 바와 다르게 진행됐으나 현재 잼버리를 떠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표단은 건강이나 위생, 식량 등에 있어 부족한 점은 세계 스카우트조직위에 보고 중이며, 문제들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성명에는 대표단이 참가자 및 단위 책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참가한 청소년들이 잼버리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고 계속 머물길 바라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독일 대표단은 “참가자들의 건강과 행복이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며 “향후 추가 개선 조처가 체감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 조직위에 더 많은 시간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로써 독일 스카우트 대표단 약 2,200명은 새만금 야영장에 일단 남게 됐다.
약 1,500명이 참가한 스웨덴 스카우트 대표단도 전날 홈페이지에 잼버리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이들은 “잼버리에 참여할 기회는 한 번뿐이다. 조기 퇴영은 이 젊은이들에게 그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며 “위생시설 청소에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됐으며 한국 정부의 자원보급도 확대돼 매일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들은 특수 식이요법에 대한 배려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BBC방송,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참가자들의 증언을 보도하며 자국 대표단이 철수한 배경을 집중 조명했다. 한 영국 학부모는 BBC에 “16세 딸에게 훌륭한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는데 (이번 행사는) ‘생존 미션’으로 변질됐다”며 “텐트가 너무 뜨거워 열을 식힐 수도 없었고, 샤워실·화장실에는 쓰레기가 떠다녀 배수구가 막혔다”고 전했다. 참가자인 소피도 가디언에 “너무 더워 하루 종일 활동이 중단됐다. 밤이 되자 깔따구가 끓었고 우리 모두 벌레에 물렸다”고 열악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번 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인 4,400여 명이 참석한 영국 외에도, 미국은 청소년 등 1,500여 명이 경기 평택시 미군 기지 내 캠프 험프리스로 떠난다고 밝혔다. 약 70명이 참가 중인 싱가포르 역시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