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흑해 해군 기지를 공격해 전함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항을 타격하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흑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약 100명의 러시아군이 탑승해있던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함이 강력 폭약인 TNT 450kg을 실은 해상 드론에 타격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전함은 심각한 피해를 당했고 현재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보트 두 척이 러시아 크라스노르다주 노보로시스크 해군기지를 공격했으나 모두 격퇴했다고 밝혔다. 러 국방부는 성명에서 “러시아 해군 기지 외해를 지키는 러시아 선박이 통상적 무기를 발사해 무인 보트를 감지하고 파괴했다”며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공개 비난했었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 고르냐크함이 피격돼 예인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됐다. 또 노보로시스크 항구 관계자도 로이터통신에 “대형 러시아 군함이 파손된 후 기동할 수 없어 해변으로 예인돼야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도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공격을 격퇴했다는 진술은 전부 거짓”이라고 말했다.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군 대변인은 “해당 군함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 배후가 우크라이나라는 것은 확인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흑해 항구를 기습 공격함으로써 이곳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선박의 흑해 항해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일방 파기한 뒤 러시아군은 오데사 지역의 주요 곡물항을 타격하며 세계 곡물 가격을 출렁이게 했다.
그런데 이젠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흑해 연안을 기습 타격하며 전황이 확산되는 것이다. 노보로시스크 항구는 세계 석유 공급량의 2%를 담당하고 있으며, 곡물도 수출하는 꼽히는 흑해 주요항 중 하나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은 항구의 석유 터미널 등 민간 시설을 타격하진 않았으며, 항구의 상업 기능은 정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해군 대위였던 안드레이 라이첸코 해군 컨설턴트는 로이터통신에 “우크라이나 해군이 이렇게 먼 곳을 타격한 건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기습) 공격이 수행될 수 있고, (주요항인) 노보로시스크조차 안전하지 않다는 건 러시아에 상당히 심각한 신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