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팬들 뿔났다! "네이마르, 일본에선 1분도 안 뛰더니..."

입력
2023.08.04 17:34

일본 축구 팬들이 뿔났다. 프리시즌 일본투어에 나선 파리생제르맹(PSG)의 네이마르가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건너가 90분 풀타임으로 맹활약해서다. 네이마르는 일본에서 펼쳐진 세 차례의 친선경기에 모두 출전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네이마르의 행보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의 풋볼채널은 "일본에서는 필드에 나서지 않았던 네이마르가 한국 경기에 선발 출전해 슈퍼골을 넣었다"며 "네이마르는 발목 부상 탓에 일본투어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관중들이) 네이마르를 연호했지만 그는 경기를 하지 않은 채 일본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네이마르는 한국의 전북 현대와 경기에는 선발 출전해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일본 축구 팬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결과"라며 "슈퍼플레이를 일본에서도 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다이제스트도 '한국만 나오는 것인가, 일본에서 3전 결장한 네이마르'라는 제목으로 일본 내 목소리를 전했다. 매체는 "네이마르는 일본에서 1분도 뛰지 않았지만 (한국에선) 90분 풀타임 출전했다"며 "일본 팬들로부터 분노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팬들은 '일본에서는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았던 것인가' '네이마르를 보기 위해 높은 티켓을 구입한 사람도 있는데 무시했다' '일본은 관광만 했을 뿐' 등 불만을 터뜨렸다.

PSG는 일본에서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 세레소 오사카(일본), 인터 밀란(이탈리아)와 3차례 친선경기를 가졌다. 지난 2월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을 감행한 네이마르는 세 경기 모두 결장했다. 그러나 팬들이 관전하는 앞에서 실시한 오픈 트레이닝에는 모두 참여해 훈련을 받았다. 네이마르는 러닝, 미니 게임, 중거리슛 등 1시간 남짓한 훈련을 모두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는 나서지 않아 일본 팬들은 실망했다.

그러자 일본 팬들은 지난 1일 PSG와 인터 밀란 경기 후반에 "네이마르!"를 연호했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경기에 네이마르가 출전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출전 시간 '0분' 기록을 남긴 채 한국으로 건너왔다.

한국에서도 네이마르가 90분 풀 타임을 소화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드물다. 다만 그간 훈련 모습을 봤을 때 단 몇 분이라도 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은 나왔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일본에서 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강인이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일본투어에 나서기 전 프랑스 리그2(2부리그)에서 승격한 르아브르와 연습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다. 오른쪽 허벅지 뒷부분(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됐고, 최소 2주가량은 경기에 뛸 수 없을 거란 추측이 나왔다.

그럼에도 네이마르와 이강인은 전북전에 출전했다. 네이마르는 90분 선발 출전하고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멋진 팬서비스를 했다. 이강인도 후반 교체 투입돼 20여 분을 뛰었다. 둘이 함께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을 고대하던 한국 팬들은 패스를 주고 받는 광경에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네이마르는 골을 넣고 이강인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한국 팬들을 만족시켰다. 한국 팬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태로 받은 상처를 네이마르를 통해 치유한 셈이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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