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다 체포된 20대 남성의 검거 장면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검거 당시 이 남성은 흉기를 종이상자에 보관하고, 허리에는 장난감 총 벨트를 차고 있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4일 오전 10시 39분 “고속터미널에 칼을 들고 다니는 남성이 있다”는 보안요원 신고를 받고 출동해 6분 만에 고속버스터미널 1층 상가에서 2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A씨가 경찰에 체포될 당시 시민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경찰은 A씨를 제압한 뒤 그의 소지품을 점검했다. 영상에서 경찰이 “흉기 어디 있어요?”라고 묻자 A씨는 “박스에 있어요, 박스. 호신용”으로 답했다. 경찰은 A씨의 가방에 들어 있던 식료품 햄 보관 상자에서 흉기를 확인했다. 경찰이 “이거 들고 다녔어요?”라고 묻자, 그는 “아니오. 들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넣어 놓기만 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흉기를 상자에 넣고 다닌 이유를 묻자 A씨는 “힘들어서…”라고 작게 답했다.
A씨 주변 바닥에는 장난감 총처럼 보이는 물건도 발견됐다. 네티즌들은 해당 물건이 일본 만화 ‘가면라이더’ 속 소품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A씨는 체포 당시 가면라이더의 굿즈 중 하나인 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처음 경찰에 신고한 보안 요원은 “남자가 박스에서 칼을 꺼내 자기 목에 겨누며 자해하려는 듯 행동해 다른 보안요원에게 무전기로 공유했다. 무전 소리를 들은 남자가 박스 안에 칼을 집어넣고 갑자기 뛰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의 행동을 확인했다. 다만 흉기를 휘두르는 등 타인을 위협하는 모습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하고, 범행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