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특보 수준의 무더위가 다음 주까지도 전국에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포위한 아열대고기압과 제6호 태풍 ‘카눈’이 사방에서 뜨거운 바람을 밀어 넣으면서 한층 강한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6, 7일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치솟겠다. 이후 8~13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도 내외로 떨어질 전망이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 대기 불안정에 따른 소나기로 습도가 높아지면서 체감온도는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최고기온이 35도에 미치지 못해도 몸으로 느끼는 더위는 그 이상일 것”이라며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 강화되는 데 대비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염이 계속되는 이유는 대기 상층에 티베트고기압, 중하층에 북태평양고기압이 각각 자리하고 우리나라에 뜨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태풍 ‘카눈’이 밀어 넣는 뜨거운 공기도 무더위를 한층 부추기고 있다. 이날 밤 동중국해에 도달한 카눈은 중국 내륙의 기압능, 즉 기압의 벽에 가로막히면서 한동안 시속 약 1㎞의 느린 속도로 정체할 전망이다. 카눈이 정체하는 오는 5일까지 한반도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집중적으로 불어오겠다.
태풍은 이후 일본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카눈은 오는 6~7일 일본 규슈 남쪽 해상에서 동북동진하다가 8일쯤 북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이동속도가 빠를수록,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해질수록 카눈이 일본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카눈이 한국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은 카눈이 일본 간사이 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과 영국 기상청 통합모델(UM)은 카눈이 일본 규슈를 지나며 우리나라와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눈이 어디로 향하든 강한 태풍의 힘으로 인한 파도에 유의해야 한다. 현재 태풍 이동경로상 해수면 온도가 27도 이상이고 해양 열용량도 높아 세력이 유지되기 좋은 조건이다. 박정민 예보분석관은 “태풍은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와 남해상은 높은 물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