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와 관련한 가짜 정보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 미국과 공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가짜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중국 문제의 하나로 가짜 정보 대책이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달 24일 "한미일 3국 외교 차관 전화회담에서 오염수 관련 가짜 정보 확산 방지를 위해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26일엔 오노 히카리코 일본 외무성 외무보도관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 악질적인 허위 정보 확산에 필요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염수 관련 가짜 정보 방지는 한국과 미국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 그런데도 일본이 ‘한미일 공조’를 연일 강조하는 이유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서다. 중국은 '오염수 공세'를 퍼붓고 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달 13일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핵 오염수 방출은 해양 환경과 인류의 생명·건강에 관계되는 중대 문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다음 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사고가 난 원전의 핵 오염수와 원전을 정상 운영하며 생기는 폐수는 성질이 전혀 다르다”며 오염수 방류에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의 주장은 국제 환경단체의 주장과 비슷하며, 엄밀한 의미에서 가짜 정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중국의 주장이 확산되면 일본산 식품 수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공격적 대응에 나섰다. 산케이는 “태평양도서국의 한 유력 신문에 중국의 주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기사가 게재된 적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 의견을 가짜 정보라 매도하기보다 주변국에 충분한 정보 제공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외엔 오염수 보관 탱크 속 시료 채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 일본 내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많았지만 “일본 정부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주장에도 80%가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