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이나 풋살장으로 향하는 여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한국의 분위기를 전달하자, 그의 대답은 5분 넘게 이어졌다. 자랑할 게 많았던 모양이다. ①푸마가 글로벌 브랜드 중 가장 먼저 여성 축구화 라인업을 갖춘 데다 ②남성 축구인보다 부상 위험 가능성이 높은 여성 축구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③잉글랜드프로축구프리미엄리그(EPL) 맨체스터 시티 방한 기간 중 한국 소녀들을 위한 축구 클리닉 프로그램도 준비했다는 점까지. 가장 먼저 여성 축구인들을 위한 '실천'을 이어온 점을 강조했다. EPL 최강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의 방한에 맞춰 한국을 찾은 요한 아담슨(Johan Adamsson) 푸마 글로벌 스포츠마케팅 및 구단 파트너십 디렉터얘기다.
28일 송파구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만난 아담슨 디렉터는축구 용품 브랜드로서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다른 브랜드에 밀리지 않는 정통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을 처음 찾았다는 그는 "꼭 오고 싶었던 나라"라고 했다. 한국은 ①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축구에 대한 열정이 높고 ②디지털·기술 발전 및 활용력이 높아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는 나라인 데다 ③축구 선수와 K팝 영향 등으로 유럽에서도 문화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라는 이유에서다. 아담슨 디렉터는"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 국민들의 강력한 환희가 아직도 인상적"이라며 "스포츠의 미학을 보여줬고 (축구가) 국민을 연대하게 만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진행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은 점을 언급하면서 "여성 스포츠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 중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라고 했다. 아담슨 디렉터는 "여성들의 축구 참여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축구계에서 여성 들의 인대와 무릎 부상 위험도를 활발히 논의 중"이라며 "여성 선수들의 무릎 부상 확률이 남성의 여덟 배 정도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축구화 핏(fit)을 개발해 2021년 내놓았다"고 했다. 실제 푸마는 퓨처(FUTURE)와 울트라(ULTRA), 킹(KING)까지 모든 축구화 라인업에 여성 전용 축구화를 출시했다.
푸마에 따르면, 여성 선수에게 더 잘 맞는 축구화를 만들기 위해 여성 발의 해부학적 형태에 맞춰진 발 중앙부와 앞발 부분의 볼륨을 줄이고 발등이 낮은 제품을 개발했다. 이번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 중에서도 최유리(29·현대제철), 임선주(33·현대제철), 천가람(21·화천KSPO), 배예빈(19·위덕대) 등이 푸마의 축구화를 신고 세계 무대를 누빈다. 아담슨 디렉터는 "또 하나의 관건은 생리 주기"라며 "이런 이유로 스포츠를 그만두는 경우도 많아 이와 관련한 부분도 꾸준히 살펴 여성들이 축구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푸마는 맨체스터 시티의 방한 기간 중 여자 축구 꿈나무를 위한 '유소녀 축구 아카데미'도 마련해 호응을 얻었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시티 위민(여성 프로팀) 소속 라이아 알레익산드리(23·스페인)와 맨체스터 시티 코치진이 3개 초등학교에서 선발한 유소녀 선수들에게 세심한 강습을 펼친 것이다. 아담슨 디렉터는 "축구를 사랑하는 소녀들이 라이아 알레익산드리 선수에게 자유롭게 질문도 하고, 사진도 찍어가며 프로 선수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키워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유망한 남녀 선수들을 발굴해 인연을 맺고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