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발생한 금품 살포·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외곽조직에 거액의 기부금을 낸 전남 여수상공회의소 전직 회장과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후원조직으로 출범한 공익법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추가 정치자금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 경선캠프 불법자금 흐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27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여수상의 회장 출신 박모씨의 주거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박씨는 여수상의 등을 통해 먹사연에 기부금을 낸 것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검찰은 전남 여수 소재 먹사연 후원 기업·단체의 사무실, 관계자 주거지 등 총 15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해당 기업·단체들은 박씨가 운영·지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 경선캠프와 먹사연 자금 출처를 확인하던 중 관련 정황을 인지했다. 박씨가 회장이던 2018년 7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여수상의는 5차례에 걸쳐 총 8,000만 원을 먹사연에 후원했다. 여수상의가 공개한 기부금 내역에 따르면 민주당 당대표 경선 무렵인 2021년 1, 2월 4,000만 원이 상의 활동과 관계없는 먹사연에 집중 후원됐다. 2020년엔 1,000만 원이 흘러갔다. 박씨는 여수상의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혐의로도 별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20, 2021년 유입된 자금을 중심으로 혐의를 살피고 있다. 해당 2년간 박씨가 본인이 세운 폐기물 처리 업체 등 계열사 4곳을 통해 먹사연에 기부한 금액도 2억5,000만 원에 이른다. 당시 박씨의 폐기물 처리 업체는 쓰레기 소각로 허가를 두고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 관련 자금의 성격과 청탁 여부, 대가관계 등을 규명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무렵 송 전 대표 당선을 목적으로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9,400만 원 상당의 돈 봉투를 뿌렸다는 의혹을 수사하면서 먹사연을 통한 자금 유입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당시 경선캠프에 오간 불법자금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해왔다. 검찰은 먹사연 후원금이 송 전 대표 경선캠프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박씨 등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